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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REPORT] 2012년 하반기 전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 공격나선 일본업체, 방어나서는 한국업체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살펴보면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8년 사이의 신차주기에 따라 변하는 자동차 업계 특성상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신차들의 성향이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추세를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는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근 국가간의 장벽은 인터넷을 통해서 낮아졌으며,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정보도 많아져서 일반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눈높이는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수준입니다.

우선 고유가로 인한 연비에 대한 부문은 지역을 막론하고 자동차 업계 중요한 트렌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체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연비는 일본업체들의 하이브리드, 독일업체들의 디젤 기술이 개선되면서 일반 모델들에 비해 50%~100% 가량 높은 연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디젤 모델들의 높았던 가격도 낮아지고 있어서 소비자들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서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이 부문에 대한 보완을 하고 있습니다.
측면 사각 경고시스템, 지능형 크루즈, LED 어댑티브 전조등을 비롯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업체 추세는 사고가 발생됐을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을 넘어서, 사고 자체의 비율을 최소한으로 낮추려는 사고전 안전시스템 부문에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은 원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고민인 부분입니다.

인포테인먼트는 차량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일부업체는 아예 CD플레이어를 제외한 차량을 출시하고 있으며, 몇년전만해도 고급차량에서만 지원했던 블루투스 연동, 일체형 내비게이션이 소형차까지 내려왔습니다. 인포테인먼트 부문은 어떻게 보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우선 2012년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2012년 상반기에는도요타 자동차의 1위 탈환이 주목됩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12년 상반기 497만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010년 상반기 1위를 기록한 이후 2년만에 1위를 탈환한 것입니다. 2위는 467만대를 판매한 제너럴모터스가 차지했으며, 폭스바겐그룹은 445만대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과 지난해 대지진, 홍수 등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자동차 업계에서는 생산시설과 물류, 유통망에서 타격을 입은 도요타가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연초부터 주요 공장 생산량을 최대로 늘려 1위를 되찾았습니다.

2012년 하반기는 유럽경기가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브릭스 국가나 미국, 중국 등을 대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경우 수치상으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지만 대부분이 소형차와 저가차에 집중돼 있어 역시 자동차 업체 경쟁은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인정 받으면 다른 나라로도 판매 영향이 이어지기 때문에 하반기 자동차 업체들 격전지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미국시장에 소극적으로 대하던 유럽자동차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이 시장을 두고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국가별로 구분된 업체간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시장에서 애국심으로 호소를 해왔던 미국 빅3는 최근 경쟁력 있는 신모델을 잇달아 출시함에 따라 내수시장 점유율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제네럴모터스와 크라이슬러는 이전 미국차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개선된 모델을 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피아트와 합병을 통해 재정과 기술력 부문에서 경쟁력이 강화된 크라이슬러는 300c 이후 닷지 브랜드도 전면적인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닷지 다트는 고루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디자인과 성능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프 브랜드 경우에도 그랜드 체로키 이후 볼륨모델인 컴패스 신차를 준비 중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과감한 행보가 예상됩니다.
빅3 중 덩치는 가장 크지만 실속은 떨어지는 제너럴모터는 빅3 중에 가장 느리게 움직이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 비중을 고려할 때 GM이 출시하는 신차들이 본격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면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주목해야할 업체는 역시 '포드'입니다. 보잉사 출신인 앨런 멀렐리 CEO가 지휘하고 있는 포드는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빠른 변화의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크라이슬러나 GM에 비해서 그룹의 변화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핵심 볼륨 모델에 대한 상품성이 해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으며, 일부 차종이 아닌 전체 차종에서 골고루 경쟁력 있는 차종이 등장했습니다. 소형차 부문에서 '피에스타'와 '포커스' 중형세단 부문에서 '퓨전', SUV 부문에서도 신형 '이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는 일본과 한국차로 발길을 돌렸던 미국 소비자들을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곧 국내에도 출시될 퓨전과 이스케이프는 FTA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면 현대기아차 쏘나타, K5, 투싼ix, 스포티지R 등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상품성이 높아졌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포드라는 브랜드가 이 차 판매의 걸림돌로 작용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토러스는 아직 완전한 신차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퓨전의 상품성을 볼 때 '토러스'의 변신도 만만치 않을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 포드 신형 이스케이프

포드는 음성입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싱크'로 미국 내 이 부문 선두주자 입지를 확실히 굳혔으며, 오히려 GM이 싱크와 비슷한 개념의 '마이 링크'라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놨을 정도입니다.
포드의 변신은 과감한 투자와 변화된 자동차 시장에 맞춰 신차의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포드는 미국 자동차들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점인 '연비'와 '내구성', '디자인' 세가지 부문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차종에 올인전략을 펼쳤습니다. 무엇보다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 부문에 투자를 해 배기량은 낮추고 연비와 효율은 높인 '에코부스트' 엔진을 개발했으며, 디자인 부문에서는 에스턴마틴 등 유럽차 브랜드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종을 달리한 디자인을 추구했으며, 여기에 최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부문도 경쟁업체 대비 가장 앞서서 출시했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시장에서 통한 것입니다.

* 포드 신형 퓨전

포드는 미국 시장 뿐 아니라 유럽과 다른 나라들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짜고 있으며, 당분간 이 기세를 계속한다면 GM을 제치고 빅1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럽업체 중에는 폭스바겐의 약진이 눈에 띄입니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중국 중심의 사업에서 나아가 미국시장에서 미국, 일본업체와 전면전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 현지생산 체제를 늘리고 있습니다.


* 폭스바겐 파사트

파사트 PREVIEW에서도 밝힌바처럼 폭스바겐은 
2008년 미국 테네시주 체터누가에 생산라인을 확보했으며, 파사트가 확실한 성공을 할 경우 미국시장에서 현지생산 체제를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 독일 브랜드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 경우 보급형 브랜드의 경쟁력이 무척 높기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모두 고급형 시장에서 일부만 영향력을 발휘하며 판매량도 월 1만대~3만대 수준으로 낮은 편입니다. 만약 폭스바겐이 미국시장에서 성공모델을 만든다면 다른 독일차 브랜드도 미국시장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 자동차 업체들을 통틀어 가장 주목되는 업체는 역시 도요타입니다. 리콜, 지진, 해일, 홍수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도요타는 이제 바닥에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도요타 브랜드와 고급브랜드인 렉서스에서 주목되는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습니다.

도요타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 볼륨모델 캠리를 출시한 가운데, RAV4, 코롤라 등 대표모델의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습니다. 실적도 좋습니다.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도요타는 2012년 2분기 영업이익 44억29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도요타의 모습을 보면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도요타의 자동차들의 내구성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 각인된 상황이며, 여기에 극도의 위기가 도요타로 하여금 제정신을 차리고 강력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볼륨 모델인 중형세단 캠리 경우 처음 출시될 때만해도 "이전 모델에 비해 디자인이 퇴보했다. 성능면에도 큰 변화가 없다" 라는 혹평을 들어야했던 캠리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에서만 한달에 4만대가 넘게 판매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캠리가 쌓아온 세단의 정석이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경제성과 연비, 디자인, 브랜드, 내구성, 중고차 브랜드 등 여러가지 조건을 따지는 주류 소비자층을 흡수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렉서스 ES

렉서스 브랜드도 큰 폭의 변화를 하면서 예상과 달리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요타는 렉서스 브랜드로 스포츠세단 GS, 중형세단 ES, 대형세단 LS 등에서 새로운 세대 모델을 출시했으며, IS와 RX는 아직 완전한 신차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신형 GS는 최근 독일 브랜드들이 보다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독일업체들보다 주행성을 강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ES는 실내외 내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안전, 편의 사양이 독일 경쟁모델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렉서스 브랜드 일본 내 생산을 고집해왔던 도요타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이나 캐나다로 생산기지를 이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렉서스 브랜드의 약진이 예상됩니다.
도요타는 상반기 판매 선전에 하반기 신차효과 등을 감안해 올해 판매량을 1005만대(서브 브랜드 포함)으로 잡았는데, 이를 달성할 경우 자동차업체 중 최초로 연산 1000만대를 달성하는 업체의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닛산도 볼륨모델 신형 알티마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혼다 경우에도 신형 어코드 공개를 앞두고 있어서 그동안 저조한 판매량을 보여왔던 일본업체들이 신차효과로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볼륨 모델 경우 해당 브랜드 전체 수익성을 담보할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단 일본업체들의 볼륨모델 경쟁력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향상됐습니다.

지난 3년간 신차를 지속적으로 출시해온 현대기아차 경우 당분간 일본차와 미국차 업체들의 약진에 연식변경 모델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
차가 판매 신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업계 특성상 신차 출시 시점과 판매량의 추이는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습니다. 신차가 출시되는 시점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합니다. 신차효과가 줄어드는 3개월~6개월 이후부터는 빠르게 판매량이 감소하다가, 완만해지는 곡선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높은 상품성을 갖춘 베스트셀링 모델 경우 판매시점과 상관없이 꾸준한 판매량을 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판매가 많이 되는 때는 신차가 공개되고 초기로, 이후 판매는 초기 물량을 구입한 사람들의 입소문, 관련 미디어의 정보 등을 통해 다른 구매까지 확산이 됩니다. 
 
지난 3년간 액센트에서 에쿠스, 최근 출시한 싼타페 등 주요 모델의 세대교체를 마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야구로 치면 공격을 하다가 이제는 수비를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 그동안 신차 출시를 미뤄왔던 일본업체와 워크아웃을 벗어나 정상괘도에 오르고 있는 미국자동차 업체들이 당분간 몇 년동안 세대교체 모델들을 대거 출시하는 공격 입장에 선 것입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모델 경우 디자인 부문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성능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은 자체적인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신차 판매주기의 효과를 본 부분도 있습니다. 
기아차 K3와 같은 경우 준중형차 부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현대차 아반떼와 엔진과 변속기 등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신차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해외에서 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봐야 합니다. 하나의 플랫폼을 가지고 두 개의 모델을 개발할 때는 개발비를 줄일 수는 있지만 신차효과라는 면에서 약점이 생깁니다.


* 현대차 2013년형 아반떼

자동차 부문은 다른 산업에 비해 대규모 투자와 산업간 연계가 복잡한 보수적인 시장이었지만, 최근들어 IT가 접목되면서 이전보다 유연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 업체들의 변화의 폭도 커지고 있어서 신차 교체주기도 7년 정도에서 5년까지 빨라진 상황입니다. 이는 변화를 노리고 있던 기업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며, 준비를 소흘이 하고 있던 업체들에게는 위기로 작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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