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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어 시승기

황후의 엔진, 걸인의 인테리어 - 폴크스바겐 골프 1.4 TSI



이번 시승기는 폴크스바겐이 새롭게 선보인 6세대 1.4 TSI입니다. 골프 1.4 TSI는 골프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배기량이 작은 직렬 4기통 1390cc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성능은 일반 2리터급 가솔린 엔진과 대등한 최고 160마력, 최대 24.5kg.m의 토크를 냅니다. 기존 5세대 GTI와 마찬가지로 연료를 실린더 안에 직접 분사하는 직분사 방식에 낮은 회전수에서 효율적인 출력을 내는 슈퍼차저와 고회전에서 큰 효율을 내는 터보차저를 더해 리터당 115마력의 힘을 이끌어 냈습니다.

국내 모델에서도 270마력을 상회하는 2리터급 터보 엔진 탑재 모델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골프 1.4 TSI의 제원이 아주 놀라운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릅니다만, 배기량이 작을수록 과급에 따른 시너지가 크게 감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골프 1.4 TSI의 제원은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현재 자연 흡기 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과급 기술은 크게 터보차저와 슈퍼차저 기술로 양분됩니다. 터보차저는 연료가 연소된후 발생하는 배기 가스 압력을 이용하여 실린더 안에 고압축 공기를 공급하여 폭발력을 높이는 방식이고 슈처차저는 크랭크축 회전력을 이용하여 실린더 안에 고압축 공기를 공급, 폭발력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터보차저의 장점은 배기량 대비 출력 향상 효과가 크고 소형 경량 사이즈라 엔진룸 공간을 많이 차지 않으며 슈처 차저 방식에 비해 연료 효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저속에서의 효율이 떨어지고 터보랙(배기가스 압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 및 터빈, 임펠러의 관성모멘트에 의한 지연 현상)이 발생합니다. 최근 출시되는 디젤 모델 대부분이 터보 차저 방식으로 출력을 높이고 있으며 고성능 모델의 경우 터보 차저의 지체 현상을 줄이기 위해 두 개의 터빈을 사용한 트윈 터보 방식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슈퍼차저는 크랭크 샤프트의 동력을 이용하여 컴프레셔로 공기를 압축, 실린더 안에 공급하여 출력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슈퍼차저가 장착된 엔진을 보면 일반 엔진 또는 터보 차저 엔진에 비해 헤드 부분이 높게 솟아 있음을 볼 수 있는 있는데요, 바로 이 부분에 컴프레셔가 장착되기 때문입니다.  슈처차저 방식의 장점으로는 가속 패달 반응성이 뛰어나고 저회전에서부터 높은 출력을 냅니다. 단점은 엔진과 컴프레셔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엔진 효율성이 저하되고 연비도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터보차저에 비해 부피가 커 공간을 많이 차지하며 터보차저에 비해 고회전 영역에서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슈퍼 차저는 저배기량 엔진보다는 고배기량 엔진에서 더 큰 효율을 냅니다. 슈퍼차저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양산 모델 및 AMG 튜닝 모델에 널리 사용해 왔으나 최근들어 터보차저로 방식을 전면 교체하고 있습니다.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모두 갖추면 장점과 단점이 각각 보완되어 최적의 성능을 낼 것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하실텐데요, 골프 1.4 TSI가 바로 그렇습니다. 슈퍼차저가 저회전부터 높은 출력을 발휘, 터보차저의 저속 효율 저하 및 터보랙의 단점을 보완하고 고속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는 터보 차저가 슈퍼차저의 단점인 고회전 영역에서의 성능 저하 및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연비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그럼 다른 차량들은 왜 이 두 방식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두 방식을 모두 채용함에 따른 비용 문제, 그리고 배기량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엔진 블록 사이즈 때문에 두 가지 과급 장치를 모두 넣을만한 엔진룸 공간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골프 1.4 TSI 역시 슈퍼차저, 터보차저 두 과급 장치의 장점을 모두 얻기 위해 엔진 배기량을 1390cc로 낮춰야 했으니까요.


골프에 대한 실제 오너들의 평가가 워낙 좋기도 하지만, 각종 자동차 전문 매체, 시승기 등에서도 극찬을 받아왔기 때문에 6세대 골프 1.4TSI 역시 탄탄한 기본기와 역동적인 주행 성능, 우수한 밸런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 골프 2.4TSI의 성능은 어떨까요? 제원도 훌륭하지만 실제 성능은 더 좋게 느껴집니다. 1500rpm에서부터 4500rpm까지 두텁고 꾸준하게 이어지는 최대 토크 값과 5800rpm부터 터지는 최고 출력은 거의 전영역에서 차량이 갖고 있는 최대 성능을 만끽하게 하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여기에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DSG가 엔진 출력을 최대한 손실 없이 휠에 전달, 실제 제원에서 기대되는 것 이상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오너에게 선사합니다.


모델에 상관 없이 골프 오너들의 한결같은 평가는 '제원에 명시된 출력보다 체감 출력이 훨씬 좋다' 입니다. 골프가 무슨 마술을 부리는 차가 아닌 이상, 제원을 크게 뛰어넘는 성능을 발휘할리 있겠습니까마는, 일반적으로 '이정도 제원이면 딱 요만큼의 성능을 내겠구나~'라는 상식적인 예상을 상회하는 성능을 보여준다는 다소 작위적인 평가입니다. 자동차와 관련해서 '뻥마력'이라는 비속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도 명시된 제원보다 떨어지는 체감 성능을 보이는 차종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폴크스바겐의 골프는 적어도 제원에서 명시된 성능에서 기대되는만큼, 또는 기대를 좀 더 넘어서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면서 골프 1.4TSI는 골프 시리즈의 정점에 위치한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도달 시간이 8초로 명시되어 있는데요, 이는 일반 자연흡기 2.5리터급 가솔린 중형 세단에서 기대되는 수치입니다. 최고 속도는 220km/h로 해치백 스타일의 1.4리터급 모델로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1.4TSI의 정지 - 100km/h 도달까지 가속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총 4번의 실험을 진행해 봤습니다. 결과 1  8초, 2  7.9초, 3  8.1초, 4  8.1초를 기록, 공식 수치인 8초에 근접한 가속 성능을 보였습니다. 디젤 직분사 TDI 엔진을 탑재한 골프 2.0GTD(최고 170마력, 최대 35.7kg.m 토크)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 시간이 8.1초 정도로 골프 1.4TSI와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배기량 대비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기 응답력이 우수합니다. 가속 패달을 밟음과 동시에 날카롭게 반응하는 엔진은 1.4리터 소배기량임을 전혀 의식할 수 없게 하며 80km에서 140km 구간의 속도 상승력도 훌륭합니다. 가속이 진행되면서 160km까지는 그야말로 스트레스 없이 경쾌한 상승 곡선을 보여줍니다. 160km 이후부터는 가속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다 200km이상부터는 속도계 바늘이 눈에 띄게 느려집니다. 평지 기준 계기판상 최고 속도는 225km 내외였습니다. 특히 5단에서도 200km를 넘길 수 있을 정도로 1.4TSI는 배기량 대비 놀라운 가속력(1.4리터 소형 엔진을 탑재한 준중형 해치백이 시속 200km를 넘긴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을 보여줍니다. 구조적인 단점까지 초월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고속 주행시 안정감은 1.4TSI가 세단보다 짧은 해치백 모델임을 잠시 잊게 합니다.


엔진룸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적절하게 차단되어 있으며 고RPM 사용시 회전 질감 또한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단,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다소 신경을 다소 거슬리게 합니다. 여기에 140km 이상에서 발생하는 풍절음이 더해져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데요, 이 부분은 차후 개선이 필요합니다.


트랜스미션은 폴크스바겐이 자랑하는 DSG(Direct Shift Gearbox) 방식의 7단 변속기입니다.  DSG는 Direkt-Schalt-Getriebe(Direct-Shift-Gearbox)의 이니셜입니다. 폭스바겐 그룹이 개발한 전자제어식 멀티 새프트 듀얼 클러치 매뉴얼 기어 박스를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DSG는 자동 변속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동 변속기를 베이스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클러치 패들 조작이 필요 없는 매뉴얼 변속기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BMW의 SMG나 알파로메오의 셀레스피도 등도 같은 원리로 설계되어 있습니다만, DSG는 홀수 기어측과 짝수 기어측에  2조의 트랜스미션 유닉과 클러치가 배치(토크컨버터 대신 두 개의 클러치를 쓰는 방식으로 최근 BMW, 포르쉐 등에서 적용하고 있는 듀얼 클러치 방식의 변속기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장점으로 메뉴얼 변속기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100분의 4초만에 변속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엔진 출력보다 떨어지는 가속력을 보이는 차량 대부분이 효율적이지 못한 변속기와 매칭을 이루면서 휠로 전달되는 동력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차량 성능에서 변속기의 성능은 엔진 출력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골프 GTI가 제원이 한참 높은 소나타터보, K5 터보 모델과 나란히 달릴 수 있을만큼 기민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비결이 바로 DSG라는 탁월한 변속기에 있습니다. 빠른 변속을 자랑하는 DSG 변속기는 수동 모드에서 특히 빛을 발합니다. 배기량이 낮은 모델임을 감안, 변속 타이밍을 6300rpm 정도에서 묶여 놓기는 했습니다만, 빠른 변속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속기가 수동 모두에서 꽤 재미있는 운전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물론 DSG 변속기가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개의 클러치가 홀수, 짝수 단수를 앞뒤로 체결하면서 신속한 변속을 이루어내는 구조이다보니 토크 컨버터 방식의 자동 변속기에 비해 수명이 짧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교체시 1000만원을 가뿐히 넘기는 비싼 가격도 DSG 변속기의 문제점입니다.


공식 연비는 14.6km/l입니다. 일단 연비는 최근 출시되는 1.4리터급 해치백으로 무난한 수준에 해당하며 배기량 대비 성능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시승기간 동안 약 350km 정도를 시내, 시외 5:5 비율로 주행하면서 약 3번의 급가속 테스트, 약 3번의 최고속 테스트를 포함, 연비 주행 없이 편안한 상태에서 운행한 결과 평균 10km/l 내외의 실 연비를 보였습니다. 공인 연비 대비 실연비는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가다서다 구간을 포함한 시내에서는 평균 8km/l 내외를 보였고 연비 주행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고속 주행을 하는 환경에서는 14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습니다. 여러 상황을 감안하고 볼 때 골프 1.4TSI의 실연비라면 성능과 경제성 사이에서 높은 밸런스를 보여준다고 평가할 수 있을만합니다.


골프 1.4TSI의 하체 성능도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방식이 사용되어 있고 후륜에는 멀티 링크 플랫폼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전륜 구동 방식의 차량은 코너링시 그립이 100%가 넘어서는 한계점이 후륜보다 먼저 오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보이며 이는 5세대 GTI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된바 있습니다. 하지만 6세대 골프 1.4TSI는 고속에서 경사가 큰 코너를 빠져나갈 때의 언더스티어 성향이 크게 감소하였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코너에 진입하면서 뒷부분이 가뿐하게 따라오는 느낌이나 코너링시 브레이크를 밟거나 가속 패달을 살짝 떼면 뒷바퀴가 살짝 돌아나가는듯한 느낌 등 해치백 가운데 돋보이는 재미를 선사할만큼 하체 성능이 안정적입니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훌륭합니다. 시속 200km를 넘어서는 초고속 상황에서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을 뿐더러 고속에서 코너를 돌아나가는 능력도 해치백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여줍니다.(기본 제공되는 휠 + 타이어가 스포츠 주행에 그리 접합한 타입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시에도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였습니다.


브레이크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습니다. 급제동시 밸런스도 우수하고 패달을 밟는 즉시 작동하는 응답력도 경쾌합니다. 브레이크 패달 조작을 많이 하는 운전자가 운전할 경우 브레이크 작동에 따른 쿨럭 거림으로 멀미가 날 정도로 1.4TSI 브레이크 제동력은 신뢰도가 높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휠은 16인치이며 타이어 제원은 전륜과 후륜이 동일한 205mm/55 R16으로 블루모션, 2.0 TSI와 동일한 제원입니다.


이제 골프 1.4TSI의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골프는 해치백 모델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외형 디자인을 보여줍니다.(다소 애매한 표현기는 합니다만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기준이 되는건 당연한 일이겠죠) 해치는 '위로 잡아당겨 끌어올리는 문'을 뜻합니다. 해치백 차량은 트렁크 도어와 뒷좌석이 연결되어 있으며  밖에서 볼 때 뒤쪽에 문이 있는 형태라서 '해치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국산 모델 중에는 현대의 i30가 골프와 같은 해치백 모델입니다. 웨건 역시 해치백과 비슷한 구조입니다만 세단에서 트렁크 공간을 확장한 타입으로 해치백과는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5세대 모델의 외형 디자인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지, 6세대로 넘어오면서 디자인 부분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5세대에 비해 좀 더 낮고 넓어진 느낌을 주며 디테일을 보다 세련되게 다듬어 해치백의 뚱뚱한 느낌을 크게 줄인 정도로 요약됩니다. 골프 마니아 사이에서는 골프야 말로 '해치백 끝판왕'이라고 흥분합니다만, 솔직히 해치백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타 모델과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특히 최근 빼어난 디자인의 해치백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인지라 골프의 외형 디자인이 그리 돋보인다고 할 수는 없을듯 합니다.(밋밋하고 특징 없어 보이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오너들에게 해치백은 '실용성과 경제성이 강조된 보급형 모델'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33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주고 해치백 스타일의 차량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독특한 취향을 갖고 있는 부류'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현대 i30의 히트 이후 국내에서도 해치백에 대한 고정 관념이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만, 아직도 해치백은 '고급차', '갖고 싶은 차' 대접을 받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최근 출시된 3000만원대 해치백의 판매량이 밑바닥을 더듬고(?) 있다는 점은 국내 소비자들이 해치백을 얼마나 별로라고 생각하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실제로 차량 시승중 1000원의 통행료를 내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징수원이 500원을 건네 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


외형상으로는 일반 골프 모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체 사이즈는 길이 4,200mm, 폭 1785mm×1480mm이며 휠 베이스는 2,578mm입니다. 5세대 모델이 4,205×1,760×1,485mm, 휠 베이스 2,575mm 이었으므로 길이와 높이는 약간 줄고 차폭은 25mm 넓어졌습니다. 따라서 5세대 모델보다 와이드 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보다 날렵하면서 개성 있어진 전면부의 모습입니다. 해치백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5세대나 6세대나 그게 그 디자인으로 보이겠습니다만, 골프를 관심 있게 보는 사람들에게 6세대의 변화된 디자인은 감성을 충분히 자극할만합니다.


측면 라인입니다. 해치백 모델이지만 둔탁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특별한 개성은 없지만 후면을 껑충하지 않고 안정된 스타일로 다듬어 5세대 모델에 비해 한결 자연스러운 곡선을 뽐냅니다.


사이드 미러의 모습입니다. 두툼하면서 날렵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방향 지시용 LED 램프와 자동 접이식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후면부 역시 좀 더 낮고 넓은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헤드램프 디자인도 와이드 해진 차체에 맞게 좀 더 슬림하게 다듬어졌습니다.


머플러는 듀얼팁입니다만 한쪽으로 몰려 있는 GTD 모델과 비슷한 구성입니다. 좀 더 외관적으로 도드라지는 파이프 타입입니다만, 무척 저렴해 보이는게 흠입니다.


해치백 모델의 공통적인 특징인 트렁크 도어의 모습입니다. 2열 시트 공간과 연결되어 있어 '뒷문'이라고 불러도 무관합니다. 트렁크 도어는 중앙 부분의 큼지막한 폴크스바겐 로고 윗 부분을 눌러 돌리는 방식으로 열립니다. 이는 폴크스바겐 차량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제 실내 인테리어에 대해 살펴보시겠습니다. 성능부분에서 칭찬할 내용이 많았다면 인테리어 부분에서는 욕먹을 부분이 참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TDI모델과 실내는 같지만, 335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실내 구성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떨어집니다.


시동키의 모습입니다. 당연히(?) 스틱 타입입니다. 원래 골프가스포츠 컨셉을 표방한 고성능 해치백으로 탄생했기 때문일까요? 골프에는 앞으로도 좀처럼 스마트키 시스템의 적용을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군요. 2200만원에 판매되는 국산 준중형 해치백에도 풀스마트키가 제공되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독단적인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기판의 모습입니다. RPM 게이지 안에 온도계를, 속도 게이지 않아 연료 잔량 게이지를 포함한 투 원 형태이며 중앙 부분에 차량 주행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식별력이 좋고 스타일 부분에서도 차량과 좋은 매칭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경쟁 모델들이 컬러 LCD를 이용하여 다양한 정보 표시를 제공하는만큼 좀 더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센터페시아 중앙 부분의 구성도 TDI와 구성이 같습니다. 에어콘디셔너 통풍구와 오디오 조작 패널부, 에어컨디셔너 패널부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결하고 사용하기 편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기는 합니다만 335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성입니다


주차 센서를 갖추고 있어 전방, 후방 장애물을 감지하여 좁은 공간에서 충돌 위험성을 줄여줍니다만, 후방 센서 그래픽은 너무도 구식이로군요.  '이렇게 해도 살사람은 다 산다!'라는 자부심으로 밖에는 해석이 안되는 부분입니다.(초기 수입된 1.4TSI가 모두 완판 되었다고 하니, 정말 이렇게 해 놓아도 살사람은 사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초도 물량 350대 완판은 차량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는 부분이라기 보다 새로운 구동 계통에 대한 메리트가 크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대기 수요에 불과한 수량인만큼 골프 1.4TSI의 절대적인 인기를 반증하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경쟁력 떨어지는 실내 구성을 고집한다면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초도 물량 완판'과 같은 기분 좋은 보도 자료를 더는 배포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1.4 TDI 역시 아무 버튼도 없는 3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GTI 스타일의 스티어링휠까지는 아니더라도 리모트 콘트롤 버튼과 패들 쉬프트는 넣어주어야 하지 않나 싶군요. 1.4 배기량에서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한 모델인만큼 패들 쉬프트를 이용한 수동 운전의 묘미를 느낄 수 없도록 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스티어링휠 우측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윈도우 와이퍼 작동 레버입니다. 우천시 자동으로 와이퍼를 동작시켜 주는 우적 감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방향 지시등의 모습입니다. 크루즈 콘트롤 기능도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것저것 참 많이도 뺐군요.


깔끔한 모습의 기어 박스입니다. 기어스틱에 DSG 로고가 음각되어 있습니다.


기어 박스 앞 부분에는 ESP OFF 버튼과 파크 어시스트 기능 버튼, 파킹 센서 on/off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6세대 골프에는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운전자와 초보 남성 운전자들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입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일렬로 차를 주차할 공간에 세운 다음 파크 어시스트 기능 버튼을 누른 후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량이 주차를 위한 공간을 파악합니다. R 표시가 나타나면 운전자는 단지 브레이크만 조작하면 됩니다. 파크 어시스트 기능은 비교적 정확하고 빠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주차에 능숙한 운전자들에게도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을만한 기능입니다.

이 외에도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장치들이 충실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충돌시 경추 보호를 위해 최적화된 헤드레스트 인 웍스,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총 7개의 에어백 등 다양한 안전장치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1열 시트 사이에 배치되어 있는 암레스트입니다. 천시트와 같은 재질로 마감되어 있고 내부에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암레스트 안쪽의 수납함입니다. 차크기를 감안해도 수납함의 크기가 작아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암레스트 앞쪽에 두 개의 컵을 고정시킬 수 있는 컵홀더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중간의 가로대를 앞뒤로 옮겨 컵 사이즈에 맞게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자바라식 커버로 컵홀더를 닫을 수 있습니다. 시승차에는 어디로 도망가서 보이지 않습니다만,  컵홀더 가로대가 분리되며 양쪽에 병마개 오프너를 넣었습니다.


등화 장치 조절 다이얼의 모습입니다. 유럽 브랜드에서 즐겨 사용하는 패턴입니다. 제논 라이트는 제외되어 있지만 오토 라이트 기능은 갖추고 있습니다. 그 옆에 보이는 다이얼은 계기판 조도를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그 밑으로는 열쇠나 동전 등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수납함을 배치하였습니다. 커버에 비해 수납 공간은 그리 넓이 않아 실용성은 떨어집니다.


전자식(자동 눈부심 방지 기능) 룸미러와 실내등입니다. 제일 앞쪽에는  선글래스 수납함이 있습니다. 선글래스 수납함은 크기가 작아서 큰 렌즈를 장착한 선글래스는 담을 수 없습니다.

선루프 개방은 다른 폭스바겐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다이얼 방식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다이얼 방식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낯선 방식입니다만 일단 익숙해지면 버튼 방식에 비해 편한 조작감을 제공합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프랑스 자동차 업체들이 대부분 다이얼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골프 블루모션에는 제외되었던 선루프가 그래도 달려 있어 반갑군요. 경쟁 모델들은 파노라마 선루프로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반 사이즈 선루프 제공도 감지덕지 해야할 판입니다.


글로브 박스 안쪽의 모습입니다. 공간 낭비 없이 알차게 소지품을 넣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도어 안쪽의 모습입니다. 고급스러운 재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구성입니다.


운전석 창문 조작부와 사이드 미러 조작부입니다.  직관적이고 운전중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비스듬하게 창문 조작부가 배치된 경우에는 보지 않고 조작해야 할 때 편리합니다. 다만 위치가 다소 윗 부분으로 올라가 있어 운전석 창문을 열려고 할 때 뒷 창문을 여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는데요, 위치에 대한 감각을 익히면 문제 되지 않을만한 부분입니다.


6세대 TDI 오너들이 골프에서 불만으로 꼽는 것이 세가지였는데요, AV 모니터 부재, 천시트, 그리고 파워시트의 부재입니다. 1.4 TSI에도 이 세가지 불만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국산차 중에서 3350만원에 판매되는 해치백에 이 세가지 옵션이 빠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에 해당하겠지만 골프 1.4TSI에는 이 세가지가 모두 빠져 있습니다.

착석감이나 포지셔닝에는 불만이 느껴지지 않지만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너무 애쓴 흔적이 보이는 것같아 천시트의 타당함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천시트에 수동 조작 방식이라니,  폴크스바겐의 골프 자부심은 요즘말로 '쩌는군요!' 3350만원짜리 차량에 왠 궁상인지 모르겠습니다.


뒷좌석이 넓지는 않습니다만, 성인남성 셋이 앉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밋밋한 팔걸이가 아쉽습니다. 모두 접혀기 때문에 짐칸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기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전거나 길이가 긴 물건을 한번이라도 실어본 사람이라면 2열이 접히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2열은 6:4 폴딩 방식으로 접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앙 부분에 스키스루도 배치되어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들에서 발견되는 특징이기 때문에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후면 돌출부가 없는 해치백 차량으로는 제법 쓸모 있는 트렁크 공간을 제공합니다. 트렁크 상단을 덮고 있는 커버를 제거하면 제법 큰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됩니다. 트렁크 안쪽 우측 부분에 12V용 DC책 하나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트렁크와 실내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 안에서 12V 전원을 사용하는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트렁크 바닥 커버를 들어내면 스페어 타이어와 타이어 교체용 공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총평

골프 1.4 TSI는 한마디로 흥미진진한 '해치백'입니다. 전륜 구동 해치백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기민한 움직임, 수치상의 제원을 뛰어넘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 등은 이미 폴크스바겐 해치백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최근 리터당 135마력에 달하는 직분사 터보 엔진을 국내 브랜드도 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1.4리터 엔진에서 최고 160마력, 최대 24.5kg.m의 토크라는 제원이 놀랄만한 수치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엔진이 낼 수 있는 최대 파워를 가용 영역에서 효율적으로 발휘할 뿐 아니라 출력 손실이 거의 없는 뛰어난 변속기가 매칭된 골프 1.4 TSI는 제원에서 기대되는 '최고치의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1.4 TSI가 3350만원대의 차량 중에서 가장 구입 가치가 높은 차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배기량 대비 동력 성능에 대한 만족도는 최고 수준인 반면,  인테리어 만족도는 최하 수준입니다. 자동차의 본질인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부분에 주목하는 마니아층에게 골프 1.4TSI는 비교대상이 없을만한 '명차'로 보이겠습니다만, 지불한만큼 고급스러운 내장과 편안한 부가 기능, 추가 비용 없이 기본 구성에서 일상적인 용도로 이용함에 불편이 없기 바라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뭐 이런 차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골프 1.4 TSI의 실내 구성은 조잡합니다.

무엇보다 '해치백 = 보급형 자동차'라는 인식이 강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3350만원이나 하는 1.4리터 소형 엔진 탑재의 해치백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무리 제원 대비 체감 성능이 우수하고, 뛰어난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해도 335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은 대안이 너무도 많은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엔진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훌륭하게 억제되어 있는 반면,  고속 주행시 풍절음이 다소 크게 발생하며 하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다소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펀드라이빙을 추구하는 모델이라도 평상시 데일리카로 이용하는 컨셉인만큼 정숙성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 봅니다.

자동차에서 필수 옵션이 되고 있는 네비게이션을 비롯하여 전동 시트와 스마트키의 기본 적용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그동안 실용성을 앞세운 모델 성격상 스마트키 시스템과 전동 시트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만,  3300만원대의 판매 가격을 감안하면 네비게이션과 전동 시트 정도는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없어도 살사람은 다 산다'고 생각한다면 시대 착오적 발상입니다. 배기량 대비 출력이 높고 1.4리터 소형 엔진답지 않은 성능으로 펀드라이빙이 가능하다지만, 정통 스포츠카가 아닌 해치백 모델인만큼 고객들이 데일리카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옵션들을 제공해야 할 시점입니다. 네비게이션, 전동시트, 스마트키를 다 갖춘 국산 준중형 해치백을 2000만원 초반에 팔아도 비싸다는 사람들이 많은 현 시점에서 막대기키, 수동 천시트, 시대에 뒤떨어지는 실내 구성을 갖춘 3300만원대의 해치백을 고집하겠다는 것은 유명세를 이용한 배짱 장사입니다.


어떤 오너들에게 어울릴까?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즐길거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골프 1.4TSI는 제격입니다. 실제 배기량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우수한 성능 및 펀드라이빙의 묘미를 갖춘 모델인만큼 운전의 재미를 만끽할줄 아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남성들과 잘 어울립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이나 최신 옵션이 주는 편리함 보다는 자동차 본연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속파 매력남들에게 골프 1.4TSI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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