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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어 시승기

종합상자같은 인피니티의 준대형 세단 - 인피니티 M37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인피니티가 2010년 새롭게 선보인 플래그쉽 라인업 M 시리즈 3세대 모델입니다. 원래 인피니티의 플래그쉽 모델은 Q 시리즈였습니다만, 3세대 M 시리즈에 5.6 엔진이 탑재되면서 Q시리즈는 단종이 되었습니다. 인피니티는 스포츠 세단인 G 시리즈, SUB와 왜건의 장점을 결합한 EX 시리즈, 풀사이즈 SUV인 FX 시리즈 그리고 럭셔리 라인업인 M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승 모델은 M 시리즈 가운데 하위 모델에 해당하는 M37로 현재 국내 시장에서 5950만원부터 8460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M 시리즈는 3.7리터 가솔린 V6 DOHC VQ37 엔진을 탑재한 모델과 5.5리터 가솔린 V8 DOHC VK55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구분됩니다. 출력은 3.7리터 모델이 최고 333마력, 최대 37.0kg.m 토크를 내며 5.5리터 모델이 최고  415마력, 최대 57.0kg.m 토크를 냅니다. 3.7리터 모델은 스포츠 세단인 G37 시리즈에 사용된 엔진과 동일합니다. 닛산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 VQ 엔진인데다 자연흡기 방식임에도 리터당 거의 100마력 가까운 고출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M37 시리즈의 동력 성능은 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출시된지 2년 정도 시간이 지난 모델이기 때문에 별도의 사족 없이 빠르게 핵심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인피니티 M37의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피니티 M37은 길이 4,945mm, 폭 1,845mm, 높이 1,500mm이며 휠베이스는 2,900mm입니다. 공차 중량은 1775kg으로 사이즈에 비해 적정한 수준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나 BMW 5 시리즈에 비해서는 모든 부분에서 한치수씩 크지만 벤츠 S 클래스, BMW 7 시리즈, 아우디 A8 등 대형 모델에 비해서는 한치수씩 작습니다. 따라서 인피니티 M37은 국내 시장에서만 통용되는 명칭인 '준대형 세단'이라는 명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입니다. 인피니티의 의도는 간단합니다. 독일 럭셔리 중형 세단의 가망 고객들을 대형 세단 사이즈에 가까운 M37로 끌어 들이겠다는 계산입니다. 아직까지 대형 럭셔리 세단 부분에서 독일 삼사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는 인피니티로는 중형과 대형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이지요.


인피티니 M37의 외형 디자인은 우아한 곡선과 두투한 볼륨감이 일품입니다. 제원보다 훨씬 덩치가 커보이면서도 투박하거나 거칠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보다 심플하고 정제된 느낌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곡선의 사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선의 흐름과 조형미가 살아 있어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과 관련해서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여체를 모티브'로 했다는 설명입니다. 엔진 후드, 계기판 상단 부분을 아름다운 여체 형상으로 디자인했다고 하는데요, 우직하면서 융통성 없는 독일인들이 여체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과 상상을 초월하는 AV물이 난무하는 일본의 기업에서 '여체를 모티브로 했다'는 설명은 어감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어보입니다. 우아한 예술로서의 여체보다는 자꾸 이상한 방향의 그림이 떠올르는 것같아 찜찜하군요.(물론 사고가 깨끗하지 못한 시승자가 죽일놈입니다. ^^;;;)


인피니티는 특유의 곡선과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으로 대표됩니다. 인피니티 고유의 디자인을 놓고 사람들의 의견이 양분되고 있는데요, 고급스럽고 미려한 디자인이라고 극찬을 하는 사람들과 처음에는 인상적이었으나 볼수록 감흥이 떨어지는 디자인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직선의 간결함보다는 곡선의 미학을, 절도 있는 면의 흐름보다는 두툼한 볼륨감을 강조하다보니 타 브랜드에 비해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뉘는 케이스입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인피니티 스타일을 유지하되 2중 라인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그릴 중앙에 인피니티 로고가 부착되어 있는데요,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인피니티 로고가 대우 로고와 비슷하기 때문에 '시골에 가면 사람들이 대우차 타고 온줄 안다'고 인피니티 로고를 풍자하기도 합니다.(렉서스 로고는 롯데리아와 비슷하다는 사람들도 있죠. ^^;)


M37 역시 정통 세단이지만 쿠페를 연상시키는 미려한 후면 곡선과 두툼한 숄더 라인 등 인피니티 특유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헤드램프입니다. 프론티 디자인의 핵심으로 역동적인 곡선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스티어링휠의 조향에 따라 램프의 각도를 변화시키는 프론트 라이팅 기능이 적용된 바이제논 타입입니다.


측면부의 모습입니다. 측면부 역시 곡선과 두툼한 볼륨감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캐릭터 라인이 마치 파도처럼 자연스럽게 전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루프 라인이 거의 트렁크 끝부분까지 연장되어 있어 쿠페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후면부 디자인입니다. 역시 두툼하면서 부드러운 곡면을 특징으로 합니다. 기존 모델 대비 젊은 감각을 보여주지만 준대형 세단의 품위도 잃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머플러는 타원형의 좌우 대칭 구조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M37에는 18인치 사이즈의 기본 휠이 제공됩니다. 개인적으로 인피니티의 순정휠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하위 모델로 내려갈수록 허접하기 그지 없는 기본 휠로 추가 비용 지출을 야기시키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는 달리 순정 휠로도 충분한 멋을 낼 수 있어 좋습니다. 좁은 V형 스포크가 역동적인 곡선미를 뽐내며 측면에서 보면 적당히 입체감도 살아 있어 기본 휠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타이어 제원은 245mm/50/ R18로 전륜과 후륜이 동일합니다. 


두툼한 스타일의 사이드 미러입니다. 시야각이 넓어 시인성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차량에 다가서면 손잡이 안쪽 부분의 램프가 점등되어 어두운 곳에서도 운전자가 손잡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미려한 곡선미를 뽐내는 루프 후면부 라인입니다. 부드럽고 완만한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어 차체 사이즈가 더 커보이는 효과를 주며 멀리서 보면 쿠페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사이즈나 외형 디자인 등 겉으로 느껴지는 특징들은 럭셔리 준대형 세단으로서 크게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인피니티 M37의 인테리어는 화려함이 특징입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7인치 모니터를 중심으로 운전석과 조수석 산타페시아 패널이 아치형을 이루고 있으며 우드그레인, 알루미늄 도어 트림, 가죽 마감재 등이 적절하게 사용하여 감성적인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탑승자를 감싸는 형태의 센터페시아 패널부와 도어 연결부입니다. 차량에 오르면 주변부가 탑승자를 편안하게 감싸는 느낌을 줍니다. 포근한 느낌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구성이지만 탁트인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만한 구성입니다. 참고로 프리 크래쉬 벨트 시스템이 전 모델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소형 모터가 내장되어 있어 전동식으로 벨트를 감고 풀어주는 기능으로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배려한 장치인데요,


마감재 품질도 가격 대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마감했다면 더 좋았겠습니다만, 대시보드 마감재를 비롯해 우드그레인, 내장 플라스틱 등에서 저렴한 티가 나지는 않습니다.


파이가 제법 큰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4스포크 타입이며 패들 쉬프트는 채택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존 3포크 타입의 인피니티 휠에서 디자인을 좀 더 고급스럽게 다듬었습니다.


일본 브랜드의 경우 크루즈 콘트롤 조작부를 스티어링휠 버튼부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닛산도 그 중에 포함됩니다.


오디오, 핸즈프리 관련 조작 버튼부입니다.


전동식 틸트,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6000만원 이상의 럭셔리 준대형 세단으로는 당연한 구성이라 하겠습니다.


계기판의 모습입니다. 계기판을 보고 시승자는 적잖은 실망을 하였는데요, 기본적인 구성이나 시인성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인피니티 최신 플래그쉽 모델의 계기판으로는 너무 특징 없고 밋밋합니다. 두 개의 원형 게이지와 중앙의 정보 전달용 LCD, 좌우의 서브 게이지로 구성된 전형적인 형태로 최근 출시된 국산 중형 세단의 계기판보다 고급스러움이 떨어집니다. 일본하면 'IT 강국', '전자제품 대국' 등의 이미지가 아직도 강한데요, 유독 자동차에서는 첨단 표시 장치들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뭘까요? 혹시 "자동차 계기판이 정보 전달력만 우수하면 됬지, 컬러 LCD 등으로 화려하게 만들어 봤자 시선만 분산될 뿐이다!"라는 고루한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은 아니겠지요?(닛산 기술진은 보수적이기로도 유명하죠)
센터페시아 중앙 패널입니다. 상단의 7인치 모니터를 넣고 통풍구를 하단 배치하였으며 통풍구 사이에 아날로그 시계를 넣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이 부분도 여체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고 하는군요. 모양으로 봐서는 엉덩이 부분일까요? -.-;;


상단 모니터부는 8인치 이상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도 7인치를 넣는 인색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니터 사이즈보다 더 황당한 것은 도트가 그대로 드러나는 저해상도라는 점입니다. 대체 2012년형 자동차에 들어가는 LCD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허접하기 그지 없는 이 모니터의 정체는 뭘까요? 인피니티 엔지니어들은 현대자동차에서 효율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속된말로 눈이 삐구(?)인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최저 6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소비자들이 저 따위 모니터에 만족할리 없다는 것을 모를리 만무한데, 그저 어이가 없을뿐입니다.

더군다나 M37 하위 모델에는 내비게이션조차 기본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AV 모니터의 활용도는 그야말로 꽝입니다. 각 메뉴를 출력하는 그래픽도 10년 전 차량에서나 보았음직한 품질이고 트립 컴퓨터와 유기적인 연동도 되지 않고... 뭐... 더 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싹 뜯어내고 애프터마켓에서 파는 100만원짜리 유닛을 넣는게 백번 나을듯 합니다.


센터페시아 중앙 패널은 하이그로시 우드 패널로 마감되어 있으며 디자인 컨셉과 일체감이 느껴지도록 미려한 곡면으로 마감하였습니다. 실내 구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며 운전석에 앉았을 때, 고급 세단을 탔다고 느껴지게 하는 포인트 역할을 합니다.


에어컨디셔너 조작 패널과 오디오 패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버튼이 많고 곡면을 따라 상하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보기에는 고급스럽고 화려합니다만 직관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특히 별로 조작할만한 메뉴도 없는 디스플레이 출력 버튼이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에어컨디셔너 버튼은 상단에 너무 작게 배치되어 있는데다 온도조절, 바람의 방향 조절 버튼도 하단으로 분리되어 있어 비효율적입니다.


하단의 오디오 버튼도 곡면을 따라 내각 처리되어 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는 과정이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특징들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쉽게 익히고 빠르게 각 기능을 콘트롤 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배치를 다시 고민해 봐야 할듯 싶군요.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가 기본 제공되는데요, 전반적으로 오디오 품질은 무난합니다. 고급 오디오와 같은 만족도를 주는 수준은 못되지만 적어도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나 BMW 5 시리즈에 기본 탑재되는 허접한 오디오 성능보다는 좋습니다.


시동은 풀스마트키 방식입니다.  ‘인피니티 인텔리전트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며 도어 잠금 해제 등의 기능도 지원합니다.


시승 모델에는 인피니티의 자랑인 360도 어라운드뷰 기능이 빠져 있고 대신 위와 같은 허접한 파킹 어시스트 기능이 어라운드뷰를 대신합니다.  하위 모델인 EX 시리즈와 G시리즈에도 들어간 기능을 하위 모델이라는 명목 때문에 M37에서 뺏다는 점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편리한 핵심 기능들을 제한하여 마진이 높은 상위 모델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은 알겠습니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서 확실한 눈도장도 받지 못한 인피니티가 이런 얄팍한 마인드로 국내 고객들을 대한다면, 차량의 엔진 성능이 얼마나 좋든, 외형 디자인이 얼마나 호감형으로 바뀌었든, 높은 매출을 내기는 애시당초 틀렸습니다.


아날로그 시계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한 몫을 담당하는 아이템입니다.  싼티나는 디지털 시계로 인테리어 감흥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피티니는 대부분의 모델에 아날로그 시계를 배치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도어 안쪽의 마감도 훌륭합니다. 암레스트 윗 부분은 가죽, 알루미늄, 우드를 적절히 섞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도어 손잡이 부분과 이를 감싸는 알루미늄 패널이 포인트 역할을 하는군요. 반면 하단의 수납 공간 활용성은 좋지 않습니다.


윈도우, 사이드 미러 조작 패널부입니다. 디자인도 멋지고 사용감도 훌륭합니다.


M37의 선루프입니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세단이 파노라마 선루프로 뛰어난 개방감을 제공합니다만 인피니티는 여전히 표준 사이즈의 선루프만을 제공합니다. 파노라마 선루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파노라마 선루프의 적용을 고려해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인테리어는 화려하지만 실내 구성의 실용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일단 수납 공간이 충분치 않습니다. 실내 역시 시종일관 둥글둥글 라운딩 처리되어 있으며 작은 수납 공간이 드러나 있지 않아 휴대폰을 놓을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암레스트 수납함, 글로브 박스를 제외하면 실내에 이렇다할 수납 공간이 없습니다. 공간 활용 면에서는 그리 실용적이지 못합니다.


변속기 우측에는 재떨이와 시거잭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배치가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금연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시점에서 위와 같은 과거의 획일적 구성보다는 텀블러 형태로 흡연자들의 끽연권을 고려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군요.


컵홀더 역시 실용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날씬한 컵이라면 두 개를 거치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이 아이스 음료를 담는 두툼한 컵은 두 개를 나란히 놓기가 불편합니다.


열선 시트 조절 다이얼과 드라이빙 모드 셀렉트 장치의 모습입니다. 눈길과 같은 험로 주행시 차량 구동력을 조절해 주는 스노우 모드, 연비를 높여주는 에코 모드, 표준 모드, 적극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변속 타이밍을 조절해 주는 스포트 모드 기능을 지원합니다.


실내 조명등 및 선루프 조작부입니다. 재질이나 마감에서 싼티가 나는군요. 선글래스 수납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선바이저 안쪽에 화장 거울과 조명을 배치하여 여성 운전자들을 배려하였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전동 방식으로 조절됩니다. 시트의 전후, 상하, 등받이 위치 등의 기본적인 동작만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트의 착석감이나 가죽 마감재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2열 시트 구성입니다. 휠베이스 2900mm의 준대형 세단답게 충분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갖추고 있습니다. 좌석도 편안하고 착석감도 좋아 편안한 탑승 공간을 제공합니다.


2열 시트 탑승자를 위한 에이컨디셔너 통풍구입니다. 바람의 방향만 조절할 수 있는 간단한 구성이여서 럭셔리 준대형 세단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2열 시트 탑승자를 위한 암레스트 상단에도 2개의 컵홀더를 배치하였습니다만, 큰 컵 두개를 놓기에는 부적절한 사이즈라 활용도가 좋지 못합니다.


트렁크입니다. 준대형 모델답게 넓고 깊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시트는 폴딩 방식이 아니지만 중앙부에 스키 스루를 갖추고 있습니다.


트렁크 바닥을 들어내면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예비 타이어와 타이어 교체 공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 부분입니다. 우선 엔진 동력 성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37의 주행능력은 비슷한 배기량의 경쟁 모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수준입니다. 배기량 3700cc VQ37HR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동력 전달 방식은 후륜 구동입니다. M37에 탑재된 VQ37HR 엔진은 최고 333마력, 최대 37kg.m토크를 발휘합니다. 이 엔진은 매년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되는 닛산 VQ 엔진의 최신 버전입니다.  VQ엔진은 성능, 내구성, 정숙성 등에서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고 333마력은 어지간한 스포츠 세단도 쉽게 따라올 수 없을만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만한 출력입니다.


M37의 동력 성능은 한마디로 훌륭합니다. 초기 응답력도 우수(G37의 역동적인 초기 응답력보다는 떨어집니다만) 하고 80km에서 140km 영역에서의 가속감도 훌륭합니다. 급가속시 7200rpm(레드존 7500rpm부터)까지 출력을 쥐어짜내기 때문에 고성능 스포츠 세단처럼 인상적인 속도 상승력을 보여줍니다.  추월 가속시 거침 없는 힘을 보여주는 M37의 VQ 엔진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200km/h까지는 그야말로 막힘 없는 가속이 진행되며 200km/h를 넘어서 가속이 한풀 꺾이기는 하지만 고회전 영역에서도 꾸준히 밀어주는 힘이 일품입니다.


고성능 엔진과 조합되는 7단 자동 변속기의 성능에도 불만이 없습니다. G37과 마찬가지로 다운시쉬프트시 RPM을 보정해주는 레브 매칭 기능을 갖추고 있고 수동 모드에서는 RPM 회전에 따른 강제 변속을 하지 않아 운전자로 하여금 한층 적극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앞서 언급해 드린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기능을 통해 스노우, 에코, 스탠다드, 스포트 모드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각 모드에 따라 쓰로틀, 변속 타이밍, 스티어링휠 답력이 조절되어 드라이빙 특성이 변화합니다. 변속 충격, 변속 속도, 체결감, 직결감, 킥다운시 반응성 등에서 무리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최고 333마력의 높은 출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해줍니다. 부드러운 승차감 및 주행시 소음도 잘 억제되어 있어 고급 준대형 세단다운 세련된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M37의 공식 연비는 리터당 9.5km입니다. 3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최신 중형 세단들이 서서히 리터당 10km를 넘기고 있는 시점에서 M37의 공식 연비는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실제 주행시 시내 구간에서는 리터당 6km대를, 고속 주행시(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고 급가속을 사용하면서 편하게 운전하는 환경)에는 리터당 8km 정도를 나타냈습니다. 시내, 시외를 적당히 오가면서 편하게 운전할 경우 리터당 7km대의 연비를 보인다고 예상하시면 됩니다. 준대형 세단으로는 평균 수준에 해당하는 연비입니다만 출력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체 성능은 운전자에 따라 평가가 양분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럭셔리 준대형 세단의 일상적인 용도를 고려해보면 M37의 하체 성능에 큰 불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충분히 편안하면서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주는 M37의 하체는 럭셔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특히 시속 120km까지 갑작스럽게 속도를 올려도 좀처럼 중심을 잃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빠른 속도에서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의 차체 제어력도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속 120km를 상회하는 고속 스포츠 주행시 M37의 하체 성능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반감욉니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조작에 맞춰 칼같이 움직이는 정통 스포츠 세단과 달리 반박자 느린듯한 반응을 보입니다.후륜 구동 방식임에도 고속 급코너에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는 것을 비롯하여 160km/h 이상으로 속력을 높이면 안정감도 크게 저하됩니다. 무엇보다 고속 주행시 제어력이 떨여져 속도가 오를수록 차체가 다소 뜨는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승차감을 위해 댐핑 스트로크를 길게 셋팅한 탓에 능동적인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최고 333마력의 닛산 3.7리터 명품 엔진이 거의 전 영역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내주지만 하체 성능이 이를 효과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게 듭니다.


제동력 부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패달 조작시 초기 제동력이 다소 밀리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제동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개입되는 시점부터는 확실한 제동력이 느껴지면서 불안감을 주지 않았습니다. 날까로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차량 성능 대비 무난한 수준의 제동력을 갖추고 있따고 할 수 있습니다.


총평

한마디로 종합선물셋트를 연상시키는 준대형 럭셔리 세단입니다. 럭셔리 준대형 세단하면 떠오르는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나 BMW 5 시리즈에 비해 동력 성능 부분의 장점이 확실합니다.(벤츠 E350보다는 전영역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며 BMW535에 비해 고속 회전시 속도 상승력에서 우세를 보입니다.)  우수한 엔진 출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는 하체 성능이 아쉽긴 합니다만, 일상적인 용도로 놓고 보면 3리터급 럭셔리 세단 가운데 엔진 동력 성능에서 만큼은 최고점을 줄 수 있을만합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점은 인피니티 M37의 확실한 경쟁력입니다. 화소가 거칠고 쓰임새가 떨어지는 모니터 부분과 예전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는 엔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구형티를 완전히 벗지 못한 계기판 정도만 손보면 비슷한 급의 독일 최신 럭셔리 세단에 비해 밀리지 않는 상품성을 갖추게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내 구성 몇 가지를 제외하면 성능 부분에서 특별히 흠잡을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을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럭셔리'라는 개념과는 괴리가 큰 인피니티의 브랜드 가치가 걸림돌입니다.  소비자들도 배기량 대비 제원도 훌륭하고 체감 성능 역시 뛰어나다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그 돈이면 그냥 벤츠 E 클래스나 BMW 5 시리즈로 가는게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정도급의 차로 도로 경주를 할 것도 아닌데, 동력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확실한 네임밸류를 갖춘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는 생각이죠.

기존 모델에 비해 완성도는 높이고 몸값은 크게 낮춰 나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애썼습니다만, 그럼에도 인피니티 M37이 파고들만한 공간은 넓지 않아보입니다. 그 어떤 시장보다 보수적인 성향이 큰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덩치에 비해 1열 탑승 공간이 좁다고 느껴집니다. m자 형태로 운전자를 포근하게 감싸는 인테레어 효과가 작용한 결과이겠습니다만, 실내에 들어오면 겉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보다는 다소 답답하다는 느낌이 앞섭니다. 운전자가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감을 갖을 수 있도록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실내 구성을 좀 더 손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모니터의 활용도가 너무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10년전 차량에 장착되었을만한 저해상도에 그래픽도 허접하기 그지 없습니다. 8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도 7인치에 저해상도 모니터를 넣은 점은 인피티니 M37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입니다. 고해상도 모니터로 교체되어야 하며 메뉴 구성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구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위 모델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무상 제공되지 않는데요, 이 부분도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어이 없는 구성입니다. 네비게이션에 소요되는 가격을 절감해야 할 정도로 박한 마진의 보급형 차량이 아닌만큼, 차량 구입과 함께 소비자들이 불편 없이 차량을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성은 필수입니다.

센터페시아 버튼 배치를 다시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구성은 마치 '나 이정도로 기능이 많은 차야~ 왜이래!'라고 외치는듯 합니다. 뭔가 많은 버튼들이 나열되어 있어 꽉 차보이기는 합니다만, 직관성이 떨어져 사용감이 좋지 않습니다. 처음 차량을 접하는 사람들은 에어컨디셔너 온도 조절과 같은 단순한 조작을 하려해도 버튼 구성을 한참 바라봐야합니다.

럭셔리 세단의 멋은 고급스러운 시동키로부터 출발한다는 말이 있죠. 하위 모델과 공유하는 스마트키도 차량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요인입니다. 물고기 형상의 스마트키는 크기도 작고 무게감도 없어 럭셔리 세단의 시동키라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좀 더 무게감 있으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기판 구성을 좀 더 현대적으로 변경했으면 합니다. 기존 모델에서 몇 가지 그래픽만 변경한 M37의 계기판은 현대적인 감각과 다소 겉도는 느낌입니다. 게기판 트립 컴퓨터 조작 버튼도 스티어링휠 버튼부나 컬럼 타입의 조작 레버로 옮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오너들에게 어울릴까?

럭셔리 세단의 특성인 편안함과 조용함을 누리면서 필요할 때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스트레스까지 날려줄 전천후형 세단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인피니티 M37에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력 성능, 가격대비 가치 보다는 브랜드가 주는 만족도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차량 성능 외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최근 몸값이 크게 낮아진 벤츠 E 클래스나 BMW5 시리즈 또는 동력 성능이 강화된 아우디 new A6 시리즈가 더 적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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