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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어 시승기

수평진화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혼다의 4세대 CR-V 2.4 4WD



 혼다 CR-V는 컴팩트 SUV 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모델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단처럼 두터운 가망 고객층을 갖추지 못한 소형 SUV 임에도 1995년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가지 50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혼대의 베스트셀러입니다. CR-V가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함'에 있지 않습니다. 사실 혼다 CR-V는 수입차라는 타이틀을 빼면 특별할게 전혀 없는 모델입니다. 어느 제조사든, 어느 도시에서든 쉽게 볼 수 있을만큼 평범한데다 성능적으로도 그리 특기할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혼다 CR-V는 출시 이후 18년간 전세계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유니크하지 않지만 그 어떤 차량보다 실용적인데다 잔고장 없이 누구나 스트레스 없이 사용할 수 있을만큼 우수한 내구성을 갖춘 페밀리 SUV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구입하면 10년 정도는 자동차에 관심을 꺼도 될만큼 신뢰를 주는 모델' - 혼다 CR-V의 높은 인기 비결에 대해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위와 같이 답변하지 않을까 싶군요.


 이번에 국내 시장에 새롭게 소개된 CR-V는 4세대 모델입니다. CR-V가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된 시점은 2004년, 2세대 모델부터입니다. 이후 3세대를 거쳐 2011년 말 4세대 모델이 새롭게 대뷔를 했습니다. 총 4번의 모델 체인지를 거쳤지만 CR-V의 컨셉은 1995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디자인과 사양이 변경되었습니다만, 4세대 CR-V 역시 '특별함', '개성' 등의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평범함', '실용성'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판매 가격은 2륜 구동(전륜) 모델이 3,270만원, 4륜 구동 모델이 3,470~3,670만원입니다. 시승 모델은 3,670만원에 판매되는 최상위 모델입니다.


 흔히 신모델이 등장하면 구형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디자인이 세련되어졌다,' '디테일이 섬세해졌다' 등과 같은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구형 모델과 단적인 비교라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만약 구형 모델보다 고급스러움이 떨어지거나 싼티가 난다면 신형 모델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죠. 문제는 모든 제조사들이 때가 되면 외형과 성능이 개선된 신모델들을 내놓는다는 것이고, 이를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의 트랜드가 변화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4세대 CR-V의 외형을 단순히 구형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끊임 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현대 자동차 시장에서 4세대 CR-V 디자인이 보여주는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혼다차는 세그먼트를 막론하고 디자인으로 어필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외형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능력은 일본 제조사 가운데 가장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허세와 과시보다는 실속을,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챙기는 기업 문화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겠습니다.(물론 혼다에서도 NSX나 S2000처럼 출중한 모델들도 등장한바 있습니다만)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만큼 대단히 매력적인 모델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듯, 베스트셀러는 가장 대중적이면서 실용성이 돋보이는 상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는 다시 말해 개성적이면서 독창적인 가치보다는 다수의 취향에 맞도록 무난하게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특별한 개성이나 고유의 가치을 갖춘 모델 보다는  이렇다할 단점이 없는 모델, 열성적인 마니아층을 보유하지는 못할지라도 대다수의 오너들에게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줄 수 있을만큼 '모든 부분에서 균형감이 뛰어난 차량'이여야 비로소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지불한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 주는 실용적인 모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별다른 개성이나 특징 없이 불편하지 않고 잔고장 없는, 그래서 길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특별할 것이  하나 없는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시승기의 주인공인 혼다 CR-V가 바로 대표적인 차종입니다.


 베스트셀러는 특별함이 아닌 뛰어난 밸런스와 실용성에서 기인한다는 점은 CR-V의 제원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한마디로 배기량 대비 매우 평범합니다. 4세대 CR-V에는 2.4리터 직렬 4기통 i-VTEC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대 마력은 190마력,  최대 22.6kg.m를 발휘합니다. 구형 모델에 비해 20마력 향상되어 신형 모델로서의 체면치례를 했습니다만, 최근 새롭게 출시된 국산 컴팩트형 SUV 차량들과 비교해볼 때 그저 그런 평범한 스펙에 해당합니다. 무엇보다 토크 부분은 최대 22.2kg.m에서 최대 22.6kg.m으로 2%의 향상치도 보여주지 못합니다. 새롭게 개발된 엔진이 아닌, 기존 3세대 엔진에서 출력 부분만 적절히 손보았음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최고 마력은 7000rpm에서 나오고 최대 토크 발생 시점은 4400rpm입니다. 3세대 모델의 경우 5800rpm에서 최고 성능을 내도록 설정되어 있었는데요, 결국 같은 베이스의 엔진을 쓰되 회전력을 높여 출력을 끌어 올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평상시 5000rpm을 좀처럼 넘길 일이 없는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20마력의 상승폭이 크게 체감되지 않습니다.

 물론 4세대 CR-V는 성능 부분에서 3세대 모델에 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초기 응답력이 거침 없다거나 고속에서 뻗어나가는 힘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출력이나 고속 주행 능력 등 기본적인 성능 부분에서는 3세대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지만 운전자가 보다 능동적이고 기민하게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셋팅을 추가하였습니다.


 기존 모델의 경우 수동 모드를 지원하지 않은데다 고RPM 사용에 따른 제약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 패달을 밟을 때에는 발에서 느껴지는 스트레스에 비해 차량의 움직임은 다소 굼뜬 편이었고 킥다운시 요란하게 튀쳐 나가며 힘자랑을 하는 모습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4세대 CR-V는 강제 변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적극적인 수동 모드를 넣었고 스포트 모드인 S 모드로 지정할 경우 6800RPM의 높은 회전 영역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도록 하였기 때문에 3세대 모델과 달리 능동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3세대 모델의 봉인을 풀어 차량 본연의 성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제원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폭발적인 가속력을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만, 시속 160km까지 큰 힘 들이지 않고 가속되는 기본적인 달리기 성능을 갖추고 있어 주행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딱히 없습니다. 여기에 승용차 수준의 정숙성과 세련된 주행 감각도 갖추고 있어 도심형 SUV로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맞춤형파워'라고 할만합니다. 물론 명색의 외제 SUV인데 국산 2리터급 SUV 정도는....이라고 생각하고 공도에서 국산 SUV에 도발(?)을 하셨다가는 망신을 당할 수 있으니 과신은 금물입니다.


 시승차를 처음 접하면서 스티어링휠의 패들 쉬프트를 보며 '이런 평범한 스펙의 차량에 패들 쉬프트는 뭐하러 달아놓았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하였습니다만, 강제 변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수동 모드와 이를 기반으로 한 기민한 움직임(기대 성능 대비)을 경험하고 나니, CR-V의 쉬프트 패들이 매우 요긴한 장치로 여겨지더군요. 변속기는 5단 자동 방식입니다. 최근 기본 6단 변속기를 사양으로 갖추고 있는 경쟁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변속기 단수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연비도 상승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신 4세대 모델에서 5단 변속기를 적용한 부분은 확실한 단점입니다.


 다행이 5단 변속기의 성능 부분에서는 불만이 크게 느껴지지 았았습니다. 체결감, 직결감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변속 충격도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으며 퀵다운시의 반응도 기대보다 빨라 성능 부분에서 6단 이상의 다단 변속기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CR-V는 전형적인 도심형 SUV입니다. 즉 두터운 토크로 강력한 견인 성능을 보여주는 여타의 SUV와는 달리 도시에서 스타일 있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소형 SUV라는 것이죠. 이 목적에 비취보면 4세대 CR-V의 성능은 차량 컨셉 대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주행 안정감 부분에서도 비교적 좋은 점수를 수 있겠습니다. 구조적으로 승용차보다 지상고가 높아 세스펜션 스트로크 길이도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SUV는 코너링시 강한 쏠림 현상과 롤링, 불안정한 핸들링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CR-V 역시 고속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 현상을 강하게 보인다던지 초고속에서 차체가 뜨는듯한 불안감을 보이긴 합니다만,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승용차 감각의 안정적인 하체 성능과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적정하게 반응하는 핸들링을 제공합니다


 혼다에서는 4세대 CR-V의 공식 연비를 2륜 구동 모델의 경우 11.9km/l, 사륜 구동 모델의 경우 11.3km/l로 명시합니다. 실제 시내 주행과 시외 주행을 5:5 비율로 섞어서 정속 주행을 할 경우 평균 8km/l 중반 내외의 연비를 기록합니다.  급가속, 급정거를 반복하거나 150km 이상의 고속 주행을 할 경우 연비가 리터당 6.5~7km 정도로 급속히 떨어지지만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를 꾸준히 유지할 경우 13km/l 정도의 높은 연비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편안하게 차량을 운전하면 평균 8km/l 중반대를, 연비를 의식하면서 얌전하게 차량을 운전하면 9km/l 내외 정도의 연비를 나타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국내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2리터급 디젤 컴팩트 SUV와 비교하면 연비 부분은 CR-V의 약점입니다.


 성능 부분에 대해 대충 점검하였으니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4세대 CR-V는 길이가 4,535mm로 3세대 모델보다 약 30mm 짧아졌고 폭은 1,820mm로 3세대 모델과 동일합니다. 높이는 1,685mm로 3세대 모델보다 5mm 낮습니다. 전반적으로 3세대 에 비해 약간 작아졌습니다만, 후면 D 필러를 외각으로 확대하여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크기 차이는 제원보다 큽니다. 경쟁 차종이라 할 수 있는 현대 산타페의 경우 길이 4685mm, 폭 1890 mm, 높이 1715 mm이니 산타페보다 길이는 150mm, 폭은 70mm, 높이는 30mm 더 낮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면 투싼보다는 125mm가 더 길고 폭은 동일하며 높이는 30mm 더 높습니다.


 2륜 구동 모델의 경우 공차 중량은 1,530kg이며 사륜 구동 모델의 경우 공차 중량은 1,610kg으로 기존 모델 대비 약 5kg의 증가만 이루어졌습니다. 산타페의 경우 2륜 구동 가솔린 2.4리터 모델의 공차 중량이 1720kg이고 4륜 구동 2.2리터 디젤 모델(가솔린 엔진보다 무겁기 때문에 평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의 공차 중량이 1840kg입니다. 투산의 경우 2륜 구동 모델은 1515-1550kg, 4륜 구동 모델의 경우 1590~1625kg 임을 감안하면 사이즈 대비 경량 설계는 훌륭한 수준입니다.


 외형 디자인은 3세대 모델에서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보여지는 부분은 없습니다. 2세대에서 3세대로 변화하면서 디자인 변화를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인지, 3세대에서 4세대로의 진화의 폭은 크지 않습니다.  여전히 CR-V의 디자인은  최근 출시되고 있는 소형 SUV들과 비교해 보면 '튀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전면부 디자인은 혼다의 컴팩트 세단인 시빅의 라인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원래 CR-V가 시빅의 디자인에서 출발한 모델이기 때문에 신형 모델에서도 9세대 시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우선 3세대 모델에 비해 라디에이터 선이 굵어지고 헤드 램프에도 보다 과감한 터치가 가미되었습니다.

 2중 라디에이터 그릴부를 굵은 크롬 3선 스타일로 변경한 부분이 눈에 띄는군요. 명확한 느낌을 주는 3줄 크롬 라인을 넣고 중앙에 혼다 로고를 삽입하여 보다 강인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범퍼 하단 부분의 터치가 좀 더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무광의 블랙 컬러 플라스틱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원형 안개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3세대 모델도 이부분을 투톤으로 구성했습니다만, 4세대 모델의 외형이 좀 더 고급스럽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헤드램프 디자인도 보다 날렵한 스타일로 다듬었습니다. 측면부를 따라 속도감 있는 곡선을 보여주며 라디에이터 그릴부가 헤드램프 전면부를 파고 들어가는 형태로 조형미를 가미했습니다. 3세대 모델에 비해 보다 현대적인 분위기가 뭍어 나는군요.


 CR-V에는 V 스포트 타입의 17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 제공됩니다. 기존 모델의 경우 사륜 구동 모델에 18인치 휠이 기본 제공되었는데, 이 부분은 오히려 퇴보하였군요. 휠 디자인도 3세대 모델만 못합니다. 스포크가 두껍고 입체감을 주기 위한 커팅도 투박하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물가는 오르고, 차량 가격대는 유지해야겠고... 이런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원가 절감이 이루어지는거죠.


 타이어 제원은 전륜과 후륜이 동일하게 225/65 R17을 사용하며 던롭 ST30 시리즈가 기본 타이어로 제공됩니다. 전륜과 후륜 모두 디스크 방식으 제동 장치를 사용합니다. 기본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SUV용 모델인 Dueler H/P를 사용합니다. 승차감과 스포츠 성향을 두루 만족시키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별다른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A 필러에서 D 필러로 이어지는 윈도우 곡선이 아치형에서 박스 타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박스형태에 가까운 각이지만 시각적으로는 각져 보이거나 투박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3세대 모델의 부드러운 라운딩 트렁크 부분과 달리 루프 높이를 올리고 트렁크 상단 부분에 볼륨을 주어 실내 공간, 적재 공간을 넓혔으며 테일램프, 측면 펜다부에 디테일을 가미하여 박스 디자인 특유의 거친 느낌을 없앴습니다. 4세대 CR-V의 변화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에 해당합니다.


 후면부의 모습입니다. 루프에서부터 리어 범퍼 하단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미니밴처럼 두툼합니다. 3세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도어 하단이 리어 범퍼 중앙 부분까지 연장되어 있으며 리어 범퍼는 무광 플라스틱으로 투톤 처리되어 있습니다.

트렁트 개방 손잡이 위치가 특이합니다. 보통 트렁크 중간이나 중간에서 약간 아래로 치우친 부분에 개방 손잡이가 위치합니다만, CR-V의 경우 리어 범퍼 위에 해당하는 아래 부분에 트렁크 도어 개방 버튼이 위치해 있습니다. 처음 차량을 접하는 분이라면 트렁크 개방 버튼을 한 번에 찾지 못하지 않을까 싶군요.- 저도 그랬습니다. ^^; -

 테일램프는 후면에서 보면 평범하지만 측면에서 보면 나름 조형미가 느껴집니다. 루프에서부터 중단까지 연장되어 있는 테일 램프는 차량 디자인과 잘 어우러짐과 동시에 시인성도 좋습니다.


 리어 범퍼 하단의 블랙 플라스틱 마감 부분입니다. 좌우 끝부분에 차폭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파이프 형태의 머플러팁이 오른쪽 하단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머플러 팁 디자인에도 나름 신경을 썼습니다만, 차량과 완전히 따로 노는듯한 형태여서 어색함이 느껴집니다. 마치 순정 머플러팁을 떼고 에프터마켓용으로 어설픈 튜닝을 한 느낌이랄까요? 전체 디자인과 겉도는 머플러는 하루 빨리 손을 봐야 할듯 싶군요.


 트렁크를 열면 SUV 스타일의 효과적인 짐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3세대 모델에 비해 후면 루프 높이가 높아졌고 트렁크 부분의 볼륨감도 확장되어 있어 적재 공간만큼은 동급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으면 소형 냉장고나 작은 책상도 실어 나를 수 있을만한 공간이 확보됩니다. 불만스러운 것은 바닥이 완전한 수평을 이루고 있지 않아 넓은 짐칸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입니다.


2열 시트를 접는 방법도 편리하게 개선되었습니다. 3세대 모델의 경우 2열 시트 끝 부분에 있는 손잡이를 당기면 등받이가 앞으로 접히고 이상태에서 엉덩이 쿠션 뒷 부분에 있는 검은색 끝을 잡아 당기면 시트 뒷부분이 들리면서 앞으로 접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만, 4세대 CR-V는 트렁크 좌우측의 레버만 잡아 당기면 시트가 자동으로 접히기 때문에 크고 많은 짐을 실을 때 상당히 편리합니다.


시트는 6:4 폴딩 방식이며 접히는 것은 자동이지만 시트를 다시 펴는 것은 수동 방식입니다.


트렁크 바닥면을 올리면 스페어 타이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3세대 CR-V는 기본 제공되는 휠과 동일한 제원의 휠을 스페어로 제공했습니다만, 4세대 모델에는 일명 깡통휠로 변경하였습니다. 최근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 없는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으로 채택하거나 스페어 타이어의 휠을 검정색 스틸휠(일명 깡통휠)로 구성하여 제조 단가를 낮추고 있죠. 그동안 남들과 다르다고 외쳐왔던 혼다 역시 최근 경기 위축에는 별 도리가 없는가 봅니다.


 실내 인테리어에 대해 살펴보시겠습니다. CR-V의 실내는 한마디로 화려함이나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실용적인 구성 일색입니다. 대충 전체 그림만 봐도 필요한 기능만을 직관적으로 갖춘 실용적인 구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9 세대 시빅의 스티어링휠과 비슷한 CR-V의 스티어링 휠입니다. 하단 V 몰딩 디자인을 빼면 기본적으로 9세대 시빅의 스티어링휠과 동일한 구성입니다. 적당한 그립감을 갖추고 있으며 디자인도 나쁘지 않습니다.


 스티어링휠 우측에 위치한 크루즈 콘트롤(악셀 패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한 속도로 차량이 순항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  제어 버튼들입니다. 크루즈 콘트롤 버튼을 먼저 누르고 하단 우측에서 순항 속도를 설정한 후 위아래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캔슬 버튼으로 크루즈 콘트롤 기능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일본 메이커들이 이와 같은 구조의 크루즈 콘트롤 패널을 적용합니다.


 스티어링휠 좌측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오디오, 서브 LCD 조작 버튼의 모습입니다. 스티어링휠은 상하 틸트 및 텔리스코픽 조절이 됩니다만 수동 레버로 운전자가 조절을 해야 합니다.


스티어링휠 우측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윈도우 와이퍼 조작 레버입니다. 사륜 구동 모델에는 우적감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 우천시 와이퍼를 자동으로 작동하게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야간시 등화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좌측의 레버입니다. 역시 주변 광량에 따라 헤드램프를 자동으로 점등시켜주는 오토라이팅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계기판의 모습입니다. 중앙의 아날로그 게이지와 온도계, 연료 잔량 표시용 서브 게이지, 그리고 중앙부에 원형 타입의 주행정보 표시창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별다른 기능이나 특별한 디자인은 적용되지 않았으며 3세대 모델 계기판에 비해 오히려 퇴보한듯한 느낌을 줍니다. 시인성은 우수하지만 2011년말에 첫선을 보인 2012년형 최신 모델의 계기판으로는 너무 옹색해 보이는군요. 10년전이라도 위와 같은 구성이라면 그리 호평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메인 계기판을 이렇게 구성한 것은 센터페이사 상단에 차량의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트립 컴퓨터 모니터를 따로 넣어 놓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9세대 시빅에서 보았던 것과 동일한 구성인데요, 단순히 계기판 트립 컴퓨터창에 표시해되 될만한 단순한 정보들을 5인치 LCD로 따로 떼어 놓은 이유를 모르겠군요.


 최근 발표된 시빅도 그렇지만 패밀리카로 도심에서 편안하게 이용하는 CR-V에 네비게이션을 기본 품목에서 제외한 것은 혼다코리아의 실수입니다. 혼다는 트립 컴퓨터를 5인치 별도 LCD로 분리했기 때문에 운전시 시선 분산 없이 정보 가독성이 뛰어나다고 자랑을 합니다만, 이 부분도 솔직히 어이가 없습니다. 계기판 중앙부의 LCD 사이즈만 키워도 충분히 표시할 수 있는 정보들을 어중간한 5인치 사이즈로 별도 구분한 점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분리해 놓은 LCD에서 표시되는 정보들도 조잡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사이즈가 작더라도 네비게이션을 비롯한 AV 기능이라도 연동시켰다면 불편한대로 활용할 수 있었을텐데, 딸랑 누적거리당 연비, 오디오 정보표시, 시계 등 별도 LCD에서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몇가지 정보 검색이 기능의 전부입니다. (그래도 후방 카메라는 지원하는군요.)


 CR-V를 찾는 고객들 가운데 99%는 경제적이면서 잔고장 없고 추가 운영비 없이 장시간 차량을 편하게 이용하고 싶어하는 실속파 오너들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CR-V 구성은 네비게이션 구입을 위해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며 그나마 많은 돈을 들여 내장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 거추장스러운 거치대와 복잡한 전선으로 실내는 너저분하게 변합니다. 또 서브 LCD를 넣느라 센터페이사 상단을 불룩하게 디자인했기 때문에 거치형 네비게이션을 달기도 애매합니다. 가뜩이나 높은 데쉬보드 상단에 7인치 네비까지 달면 전면 시야가 많이 가려져 운전이 불편해지며 쿠다 거치대처럼 통풍구쪽을  활용하는 거치대도 사용하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네비게이션을 사용해야 하는 소비자들보고 대체 어쩌러는걸까요?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작은 스마트폰에 네비게이션앱을 넣어 사용하는 방법이 4세대 CR-V 실내에서 그나마 그럴싸한 구성이로군요.

미국 수출 모델의 경우 오디오 부분에 7인치 LCD 모니터 옵션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되는 미국 모델에서도 LCD 모니터 탑재 및 네비게이션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면 그보다 비싼 가격을 적용하는 국내 모델에는 당연히 기본 구성품에 포함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변함 없는 사랑을 받고 싶다면 '엔지니어 시각의 고집'에서 벗어나 로컬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소비자 눈높이에서 제품을 관찰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실내 마감재나 버튼 질감은 3세대 모델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일부분에서는 좀 더 저렴한 재질로 원가 절감을 한 흔적들이 엿보입니다.


 스티어링휠 좌측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이콘 버튼과 VSA OFF 버튼의 모습입니다. VSA(Vehicle Stability Assist)란 ESP와 비슷한 자세 제어 장치를 뜻합니다. 이콘 버튼은 혼다의 연비 절약 모드입니다. 이콘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아이콘이 점등되면서 엔진 회전수, 변속 등이 조절됩니다.


 4세대에는 스마트키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동안 경쟁사들이 동급 모델 및 하위 모델들에 스마트키를 적용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참 묵묵히 버텨온 혼다가 드디어 스마트키를 CR-V에 넣었습니다.


 센터페시아의 중앙 패널부의 모습입니다. 공조 장치 출력구 사이에 큼지막한 비상등이 위치해 있고 그 아래로 오디오 조작 패널과 에어컨디셔너 조작 패널이 위치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직관적이면서 편리한 사용성이 돋보이는 구성입니다. 특별히 기계 장치에 밝지 않은 사람이나 자동차 기능에 익숙치 못한 여성 오너들, 적응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오너들도 몇 번만 조작해보면 사용법을 금방 숙지할만큼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구성면에서 싼티가 난다는게 문제입니다. 에어컨디셔너, 오디오 조작 및 각각의 세부 기능 식별에 전혀 어려움이 없는 CR-V의 중앙 패널부는 '실용성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세련됨, 우아함, 고급스러움 등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3 세대 모델의 경우 1열 시트 중앙 부분을 없애고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옮기는 동작이 쉽도록 일체형 타입으로 설계되어 있어 편리했습니다만, 무슨 생각에서인지 4세대 CR-V는 1열 시트 중앙 부분에 턱을 만들어 놓아 3세대 모델의 장점을 없애버렸군요. 때문에 앞 좌석의 공간을 최대한 시원하게 누릴 수 있었던 3세대와는 달리 4세대 CR-V의 1열 좌석은 다소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당연히 센터페시아 하단의 수납 공간도 없어졌습니다. 측면부에 두 개의 작은 홈과 커버로 덥혀 있는 3개의 컵홀더가 배치되어 있어 타 모델에 비해서는 비교적 활용성이 좋긴 합니다만 3세대 모델의 넓고 편리한 수납 및 공간 구성을 포기하고 위와 같은 불필요한 부분을 넣은 이유를 모르겠군요. 3세대 모델의 실내가 미니밴처럼 보여 고급스러움 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였을까요?(4세대 CR-V의 실내도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데 말이죠.)

 3세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사이드 브레이크는 풋브레이크 방식입니다. 최근 전자식 사이드 브레이크가 고급차량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습니다만, 4세대 CR-V는 왼쪽 발로 누르는 형태의 고전적인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편의 장치면에서는 뭐든 한박자 늦는 혼다입니다.


암레스트부의 모습입니다. 시트와 같은 가죽 재질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암레스트 수납함도 그리 쓰임새 있어보이지 않습니다. 내부에는 아이폰과 같은 외부 기기 연결용 USB단자, AUX 단자, DC 아웃잭을 갖추고 있습니다.


컵홀더 윗부분에는 상하 버튼식 열선 스위치와 시거잭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작은 수납함과 3개의 컵홀더의 모습입니다.


루프 전면의 실내등과 선루프 조작 버튼 및 선그래스 수납장의 모습입니다. 4세대 CR-V에 드디어 ECM(electronic chromic mirror) 미러가 적용되어 있군요. 이 것도 참 오래 버텼습니다.


CR-V의 선루프입니다. 노멀 사이즈로 차량 크기에 비해 다소 작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뛰어난 개방감을 제공하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중대형 세단에 많이 채택되고 있습니다만, CR-V에는 노멀 형태의 선루프만 적용됩니다.


 썬바이저의 모습입니다. 안쪽 부분에 화장 거울 및 조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재질감은 2000만원대의 국산 중형 모델보다 못합니다. 4세대 CR-V에 은근히 원가 절감 시도가 눈에 많이 띄는군요. 이제 일본차들의 재질, 마감 등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운전석 시트의 모습입니다. 가죽 시트를 기본 제공하며 가죽의 질김 및 마감 상태면에서 무난한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앉았을 때 부드럽게 몸을 감싸주면서 무르지 않은 쿠션이 느껴져 장시간 운전시에도 시트로 인한 불편함은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후방 추돌사고 시 탑승자의 경추 부위 상해를 경감시켜 주는 시트 구조라고 하는군요. 등받이 부분에 접을 수 있는 암레스트를 없애고 세단 스타일로 시트 디자인을 변경하였습니다. 

 전후, 위아래, 요추 받침대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으며 전동 방식입니다. 충돌 사고시 앞으로 이동하여 운전자의 목부상을 최대한 줄여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열 시트 공간도 충분합니다. 전면 시트를 충분히 뒤로 당긴 상태에서 2열 시트에 탑승하는 것이 여럽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실용적인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모델인만큼 2열 좌석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습니다만, 장시간 탑승시에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운전석 도어의 내부입니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한 구성입니다. 하단의 수납장도 길고 넓어 쓰임새가 좋습니다.


사이드 미러와 윈도우 조작 버튼입니다. 운전석만 오토로군요. 버튼부 디자인, 재질, 마감 등에서 싼티가 많이 납니다. 버튼을 누를 때의 클릭감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총평

 요즘 'OO에 꽂혀서~'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됩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 명확한 호불호와 확신을 갖고 있다면 선택을 두고 고민하는 일은 생기지 않겠죠. 애석하게도 혼다 CR-V는 '꽂혀서 구입했다'는 사람보다는 '여러가지 조건과 환경, 장단점을 고려해봤을 때 가장 실용적인 선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주를 이룹니다. 개성적인 디자인, 경쾌한 주행 성능보다는 오랜 시간 사용시에도 잔고장 없는 내구성, 고른 품질, 실용적인 실내 구성, 가격대비 만족도 면에서 좋은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일본차는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기술의 혼다'라는 후광 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하였습니다. 한마디로 '3000만원대의 가격으로 품질과 안정성이 검증된 일본 브랜드의 SUV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CR-V 구매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4세대 CR-V의 상품성은 기존 CR-V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만큼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스펙에 걸맞는 충실한 성능과 우수한 밸런스, 실용적 컨셉의 SUV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으며 3세대 모델에서 아쉬운 부분이었던 성능 부분을 수동 모드 추가로 어느 정도 해결했습니다만, 가격 대비 높은 매리트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3670만원의 가격이라면 4세대 CR-V 정도의 성능, 밸런스, 실용성을 갖춘 대안을 찾아내기가 어렵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는 2리터급 디젤 컴팩트 SUV와의 (디자인, 성능, 연비 등) 비교에서 확실한 우의를 보여지 못한다는 점, 국내 오너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현대 산타페의 풀체인지 모델이 올 상반기 계획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 한해 동안 20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혼다코리아의 야심찬 목표는 그다지 실현 가능성이 없어보입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실내 활용도 부분은 3세대 모델에 비해 퇴보했습니다. 3세대 모델의 뛰어난 실내 구성의 묘미를 왜 포기하고 공간 낭비가 많은 어설픈 구성을 택했는지 모르겠군요. 트렁크 공간이나 2열 시트 부분에서 충분히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보다 승용차 감각으로 안락함을 느끼게 하기 위함일까요?

 CR-V급의 컴팩트 SUV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일본 메이커들의 신모델들을 보면 파노라마 선루프가 빠져 있는데요, 이 부분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이미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을 위한 필수품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부분이죠. 만약 일본 브랜드가 3000-4000만원대 차량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스마트키 적용은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동키 디자인이 너무 없어보입니다. 좀 더 고급스럽게 디자인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까요? 실내 인테리어로 사용된 플라스틱 재질감도 싼티가 많이 납니다. 연비, 승차감을 위한 선택이었겠습니다만 3세대 모델에서 휠 사이즈를 1인치 줄인 점(4륜 구동 모델 기준)도 마뜩찮은 부분입니다.

 서브 LCD 모니터의 활용도가 너무 떨어집니다. 풀컬러 LCD로 네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IT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계기판 중앙 부분에 표시되는 단순 정보를 좀 더 크게 보여주는 정도에 불과한 서브 LCD는 '이렇게 운전자를 배려했다'는 식의 생색 내기 이상의 의미는 없어보입니다.

만약 혼다가 진정으로 소비자들의 취향과 편의성을 고려했다면 추가 비용 없이 다양한 정보 활용이 가능하도록 좀 더 큰 LCD를 넣고 네비게이션을 비롯해 3세대 모델에서 지원하지 않았던 다양한 IT 정보들을 제공했겠지요. 현재의 구성에서 오디오 부분에 AV 유닛을 넣어 네비게이션을 비롯한 AV 활용 부분을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적잖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한국과 같은 작은 시장에서는 아예 옵션으로 선택할 수조차 없습니다.  약 10년 이상 네비게이션에 길들여질대로 길들여진 국내 오너들에게 네비게이션조차 기본적으로 갖추지 않은 차량을 3670만원이나 주고 구입하라는 것은 시장의 특수성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우매한 발상입니다.


어떤 오너들에게 어울릴까?

여전히 패밀리형 SUV로 적당한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녀 둘 이상을 둔 30-40대 가장이라면 다양한 용도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만한 차종으로 혼다 CR-V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개성 있고 감성적인 만족도가 높은 차량을 원하는 사람들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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