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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어 시승기

[PREVIEW] 5, E 그리고 6. 아우디 '신형 A6'



 최근 아우디가 내놓는 차량들을 보면 경쟁사들의 애가 바짝 탈만큼 디자인과 성능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아우디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노인들이나 타는 차로 치부하고, BMW는 멋을 모르는 자동차 업체들로 치부해버리면서, 세련된 자신만의 '색'을 제대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 기술이 상향평준화되는 가운데 디자인과 브랜드 부문에서 '차별화'라는 이미지를 잘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아우디는 자동차 업계에서 선두업체이기보다는 항상 쫓아가는 추격자 역할이었습니다. 이우디는 이전부터 자사를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 중 하나라고 주장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볼 때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며, BMW 입장에서는 '아우디까지 같이 끼워줄 수는 없다'라고 생각할 것이지요.  


하지만 최근 아우디의 분위기를 보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이전만큼 아우디를 하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신형 A8 출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오래된 차로 치부해버리는 공격적인 광고를 내보내는 한편, 신형 A6에는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해 경량화와 주행성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범주까지 올라섰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아우디의 위치는 이전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중형 세단 부문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 판매량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형 세단 부문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간의 경쟁에 아우디 A6, 폭스바겐 파사트와 CC, 그리고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뒤따르는 형태가 수년째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우디도 상품성이 높은 A6로 중형세단 시장에서 나름 선전을 하고 있지만, 폭스바겐과 함꼐 독일차와 일본차 사이에 낀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우디는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A6로 중형 세단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독일 본사와 협력해 한국형 차세대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아시아지역 A6 출시 행사를 인천에서 진행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이전과 다른 행보를 벌이고 있으며, 30대~40대 젊은층을 겨냥해 A6 시승행사와 문화행사를 엮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정통성'을, BMW가 '역동성'을 강조한다면, 아우디는 '스타일'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젊은 럭셔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아우디의 성격은 구매층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A6, A8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장보다 청바지와 스니커즈를 선호하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국내 판매되는 A6는

2.0 TFSi 1984cc 가솔린 4기통 엔진, 7단 변속기, 211마력, 35.7kg.m, 연비 13.8km/l . 5900만원

3.0 TFSi 2965cc 가솔린 6기통 엔진, 8단 변속기, 310마력, 44.9kg.m, 연비 9.5km/l 6880만원

3.0 TDi 2967cc 디젤 6기통 엔진, 7단 변속기, 245마력, 51kg.m, 연비 13.5km/l 6880만원

으로 구분됩니다. 각 모델은 편의사양이 추가된 다이나믹 모델이 있으며, 다이나믹 모델을 선택할 경우 1000만원 가량 비용 상승이 있습니다.


신형 A6는 이전 모델보다 더 젊어졌습니다. 일체형 그릴과 전면에서 후면까지 일필휘지로 이어지는 측면 라인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데이라이트 LED와 좀 더 날카로운 각을 준 전조등, A5처럼 눌러 내린 듯한 후미등은 기존 A6를 밋밋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6000~8000만원대 중형수입세단을 원하는 소비자들 중에는 '과하게 젊다'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이들 구매자들은 자동차의 성능보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만약 A6의 가격이 조금만 낮았더라면 더 많은 젊은층이 지갑을 열었겠지만, 40~50대 경우에는 A6의 혁신적이며, 젊은 디자인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외부 디자인은 젊은층 쪽에서 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호응이 줄어들겠지만, 내부 디자인에서는 완승을 거뒀습니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원가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내장에 박한 인심을 쓰거나, 눈속임을 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형 A6는 5900만원에 판매되는 기본 모델인 2.0 TFSi부터 가장 높은 3.0 콰트로 다이나믹 디젤(7870만원)까지 내장 인심을 후하게 썼습니다. 대부분 자동차 업체들이 상위 모델과 구분을 두기 위해 기준 사양에서 의도적인 절제를 하는 반면, A6는 기준 사양에서 높은 급을 선택할 수록 더 좋은 편의사양을 선택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본형을 선택하더라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버튼 질감이나 디자인도 한층 세련되어졌습니다. 이정도로 변화가 있어야 신차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부 자동차 업체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 중에 특정 내장에서 공용 부품을 사용하는 차량들이 있는데, 기존 고객들은 좋아하겠지만 신차를 산 사람의 기분이 좋을리가 없겠지요.


산업디자이너 사이에서는 아우디에는 저 윈도우 버튼 디자인과 올리는 감촉만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가 이전부터 있었는데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나중에 아우디 본사 분을 만나면 꼭 물어봐야겠습니다.


 전체적인 배치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3포크 스티어링 휠, 다이얼식 등화조작 버튼과 MMI는 그대로 입니다.
하지만. A8과 A7에도 탑재된 터치패드가 새롭게 적용됐으며, 계기판의 대형 LCD. 그리고 전자동 내비게이션은 확실한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E클래스와 5시리즈 오너들이 분통을 터트릴만큼 잘만들어졌습니다. 이 부분은 아우디코리아의 목소리가 본사에 전달 된 것 같군요.


실내 가죽 재질이나 각 부분의 완성도도 높습니다. 어떻게 보면 A8 사용자들이 'A6에 너무 많이 허락한 것이 아니냐?'라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실내는 만족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파노라마 썬루프가 제외된 것은 아쉽지만 실내등과 선루프 조작부도 디자인이 더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선글래스 수납부는 작군요.


RPM과 속도 게이지 사이의 대형 LCD는 중앙 LCD를 보지 않아도 될만큼 차량 정보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다시 한번 드는 생각이지만 혼다는 왜 이 창을 가운데로 빼놨을까요? 몇 년간 연구한 결과라는데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수납방식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현재 출시된 국내 수입차 내비게이션 중에 최고 입니다. 직관적이며 조작하기가 쉽고 지상파DMB, 아이폰 연동, 블루투스 지원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딱 내비게이션만만 보면 아우디가 현재 수입차 중 1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수입차들도 매립 내비게이션을 대충 끼워넣어서 가격만 높여 판매할 생각만 하지말고 제대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MMI는 터치패드와 결합해서 다양한 조작방식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는데. 여전히 버튼이 많고 복잡합니다. 입력단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MMI 다이얼과 시동버튼 아래 전원 다이얼을 왜 구분해 놓고 헤깔리게 만들었는지 답답합니다. MMI를 조작은 동승자에게 맡긴다는 설정일까요?


A8 만큼은 아니지만 조작감이 괜찮은 기어레버입니다. 금속 재질로 고급스럽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아우디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보다 일찍부터 아이팟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전용 아이폰 케이블을 연결하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버튼을 이용해 아이폰과 아이팟에 들어있는 음악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본사에서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길안내 뿐 아니라 차량 셋팅, 정보, 미디어 관리가 가능합니다. MMI 다이얼 방향이 헤깔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쉽게 조작이 가능합니다.


콰트로 시스템이기 때문에 2열 중앙부는 여전히 높게 튀어나와 있습니다. 쫀득한 콰트로를 위해서 이 정도쯤은 포기할 수 있지요.


2열은 중앙의 튀어올라온 부분을 제외하면 성인 남자 2명과 어린이 또는 여성 한명이 넉넉하게 탑승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진에서처럼 헤드룸도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습니다.


 신형 A6에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됩니다. 개인적으로 A8에 탑재된 B&O 오디오 시스템에 견줄만큼 중저음 부분, 음 해상력 부분에 탁월한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이 부분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비하면 아주 높은 만족도를 제공합니다.


2열은 이렇게 접을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 추가 적재공간 확보가 가능합니다.


2.0 TFSI는 V4지만, 3.0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모두 V6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전세대에 비해 디젤 모델의 진동과 소음이 개선된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연비는 BMW 디젤 만큼 나오지는 않습니다)


 아우디 신형 A6는 국내 중형 수입차 시장을 공략할만한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외부 디자인이 대대적으로 바뀌었으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편의사양도 경쟁모델로 꼽히는 E클래스와 5시리즈에 비교가 안될만큼 높아졌습니다.
콰트로가 제공하는 주행성능까지 더한다면 5900만원에서 7870만원인 가격설정도 적당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찌만 이 정도 급의 차를 사는 사람의 대다수는 자동차의 사양이나 성능 보다는 회사와 차량의 이미지를 보고 구입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어떤 사람은 상시사륜 기능과 연비가 자동차 구입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프리미엄 수입 세단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브랜드 인지도, 입소문, 디자인 등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들 구매계층은 주행성능 부분에서는 전문가보다 더 까다로운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몇 초에 도달하는지, 고속에서 최대 토크는 몇 rpm에서 터지는지에 대해서 민감하지만, 이들은 차량 주행성능에 대해 '잘 나간다', '안 나간다' 라는 딱 두 가지 판단만을 합니다. 

아우디 A6는 충분히 경쟁차종을 앞도할만한 상품성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E클래스나 5시리즈를 압도할만큼 판매량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브랜드'의 차이입니다. 상품성에서는 앞설지 모르겠지만 전통과 자동차 역사면에서는 BMW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성은 너무 높습니다. 그러나 전통과 역사도 시간은 걸리지만 바뀌기 마련입니다.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좋은 상품성을 갖춘 모델을 출시한다면 '예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고였는데' 라는 말이 언젠가는 나올 수도 있겠지요.
특히 최근 독일과 미국 등지 분위기를 본다면 '아우디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차량 성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승기를 통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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