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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어 시승기

[PREVIEW] 진화의 기로에 선 안전의 대명사 '볼보'



'안전'을 앞세워 브랜드를 이끌어 왔던 볼보의 최근 까지 모습은 부진 그 자체 입니다. 측면 장애물 경고 기능인 블리스와 저속에서 보행자 충돌을 경고, 자동 정지까지 해주는 시티세이프티 등 혁신적인 기능을 내놓고 있지만, 큰 반향을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스웨덴 볼베어링 업체 SKF가 1926년 설립한 볼보(Volvo)는 3점식 안전벨트 등 안전과 관련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지만, 경영난으로 1999년 미국 포드 자동차에 64억달러에 매각 됩니다. 하지만 이후 포드 마저 경영난을 겪으면서 중국 지리 자동차에 18억달러에 다시 매각됩니다. 

두 번의 내홍을 거친 볼보가 제대로 일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업체 경우 기술만 습득한 뒤에 브랜드를 매각하는 일도 발생한 바 있고, 중국 자동차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가 중국 업체에 매각된다는 것은 이미지와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볼보에서도 그렇기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에 지리자동차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전열을 가다듬은 볼보는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차량을 내놓고 있습니다. 웨건으로 대표됐던 볼보의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C30부터, 주력 라인업인 S60, S80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국내에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는 2.0 디젤 모델들을 대거 출시했습니다. 

 국내에서 볼보 판매량은 극히 미약합니다. 볼보코리아의 월 판매 실적은 100대 전후로 최대 많이 판매했을 경우 200대 정도이나 대부분 100~150대 사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신차들이 투입되면서 월 판매량이 120대~15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이하 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고서 절대적인 판매량이 적은 것은 사후서비스나 중고차 판매에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볼보 차량은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있으며, 안전에 가치를 둔 볼보의 브랜드를 신뢰해 장기간 보유하는 고객들이 많은 성향이 있습니다. 

안전이라는 철학은 볼보 자동차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합니다. 볼보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때만해도 자동차 업계에서 안전이라는 개념은 우선시 되지 않았지만, 이제 대부분 자동차 업체들에게서 안전은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안전 외에 약한 다른 부분 때문에 볼보의 평가가 낮아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앞으로 볼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기본으로 보다 파격적인 변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2.0 디젤 모델들은 볼보코리아 입장에서는 사활이 걸려 있을만큼 중요한 모델들입니다. 수입차 브랜드 중 마이너 이미지를 씻기 위해서는 이 2.0 모델들의 판매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특히 볼륨 모델인 S80 경우 디자인, 크기, 내장, 가격 등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사차원에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모델입니다. 최근 경쟁차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만들다 만 것 같은 내장재를 사용한 것에 반해 S80은 내부에 질 좋은 가죽과 금속 소재를 곳곳에 사용했습니다. 


수입차 중 메르세데스 C클래스, BMW 3시리즈 경쟁차량인 S60은 젊은 디자인을 적용해 기존 이미지 탈피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볼보코리아는 신형 S60 출시 행사로 아우디 A4, 3시리즈, C클래스와 비교 시승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행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독일 3사 기술력에 감탄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볼보 S60의 상품성이 월등히 개선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습니다. 

국내 출시되는 S60은 2.0 D3 디젤(163마력, 40.8kg.m, 자동 6단, 연비 14km/l), 2.5 T5 가솔린 모델(254마력, 36.7kg.m, 자동 6단, 연비 10.2km/l), 입니다. 가격은 디젤 모델이 4480만원, 2.5 T5 기본 모델 4890만원, 프리미엄 모델 5700만원입니다. 독일 3사 경쟁 차종과 비슷하게 가격이 책정되어 있는데, 대부분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실제 판매 가격은 이보다 낮습니다.


S60과 S80 모두 내장 부문에서는 경쟁 차종보다 한 단계 우위에 있습니다. 가죽과 플라스틱, 알루미늄을 적절히 사용한 실내는 국산차나 동급 수입차와 확실한 차이를 둡니다. 


차량 곳곳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체적인 구조와 디자인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센터페시아나 계기판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서 다른 부분에서의 개선이 퇴색해 버리는 군요. 


특히 S60의 가장 큰 단점은 작아보인다는 것입니다. 제원상으로 경쟁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데 유선형 디자인 때문인지 실제 크기보다 작아보여 소형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차 크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큰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트럭 운전대와 같은 묵직한 운전대와 돋보기가 없이도 속도, RPM을 볼 수 있는 큰 계기판은 이전과 그대로 입니다. 이 부분에 따라서 차량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대로 둔 것입니다. 금속소재를 사용한 변형된 3포크식 운전대는 제 차와 바꾸고 싶군요. 


기본적으로 파워시트가 적용돼 있으며, 좌석을 보면 알겠지만 바느질을 세심하게 마친 가죽 시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어 스커프도 동급 차량 중 가장 고급스럽게 만들어 놨군요. 


버킷 모양의 시트는 편안하면서도 안락합니다. 3000만원이 넘는 차량에도 천시트를 제공하는 국내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간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 버튼이 탑재된 운전대입니다. 여성이 돌리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큽니다. 


이전 모델의 계기판이 아니라 신형의 계기판입니다.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면 모를까. 너무 단조롭군요. 하지만 야간이나 장시간 운전할 때 시인성은 좋습니다. 


안타까울 정도의 센터페시아 입니다. C30부터 S60, S80이 이 기본적인 형태에서 조금씩 변화를 줬는데, 볼보는 이 센터페시아가 완전체라고 생각하는지 전혀 바꿀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작하다보면 또 큰 불편이 없는 것도 신기합니다). LCD는 최근 추세에 맞지 않게 작은 저해상도 제품입니다. 이전 리모컨으로 조작해야 했던 극악의 내비게이션에 비하면 낫지만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럼 S80의 내부를 살펴볼까요. 


 S80은 볼보 세단 중 최상위 모델이니다. 80이라는 숫자 때문에 BMW 7시리즈급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 크기는 BMW 5시리즈와 비슷합니다.


실내공간이 차량 중앙에 위치해 최대한 확보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탑승시에도 여유로운 내부 공간을 제공해 패밀리카로 적당합니다.


이정도 휠이 긁히려면 어떤 곳에서 가능할까요? 보는 사람이 안타까울 정도군요.


스웨덴 목마를 표현했다는 굴곡있는 후미등은 언제나 봐도 멋집니다. 최근 볼보 모델 중에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 모델은 이 S80과 XC60입니다. 판매량도 이 두 모델에 상당히 집중돼 있습니다. 볼보 차량 가격은 독일 3사와 비교해도 될만큼 높게 책정돼 있는데 제조사로서는 안타깝겠지만 그만큼의 가격으로는 현재의 점유율 이상을 획득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식가격은 그 정도 수준으로 올려놓고 때만 되면 폭풍세일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 입니다. 이는 BMW나 일부 수입차 자동차 업체들도 마찬가지인데 그럴 수록 브랜드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것을 각 업체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S80의 내부는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우드그레인과 금속, 가죽이 적절하게 사용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볼보 차량에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라도 시승을 해보면 다른 차들이 너무 검소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젊은 감각은 아니지만 30대 들도 충분히 관심을 끌 수 있을만한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은 기본적으로 다른 모델들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볼보 기함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센터페시아에 고집스럽게 적용하고 있는 숫자 키패드도 실제 사용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전면 중앙 안쪽에 작은 수납함이 있는데, 운전하면서 무엇인가 놓아두기에 너무 불편합니다.


문안쪽의 모습입니다. 가죽과 우드그레인이 고급스럽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손잡이는 금속 부품을 사용해 강조했습니다. 우측 상단에 주행시 사각지대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램프로 경고해주는 '블리스(Blind Spot Information System)'가 보입니다.  


윈도우 조작부입니다. 버튼이 좀 작지만 사용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손잡이 부분이 아래로 뚫려 있어서 전화기를 올려누었다가는 아래로 떨어집니다.


운전석 파워 시트입니다.


계기판만 보면 이 차량이 S60인지 S80인치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그럼 상위모델을 구입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줄어드는 것이지요.


센터페시아 구성이 구식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통풍시트 기능까지 적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는 경쟁사들에 비하면 소재는 좋게 쓰면서도, 디자인 때문에 평가 절하되는 부분입니다.  


실내등도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전조등과 주유구, 트렁크 조작부입니다. 하단에 주차 브레이크도 보입니다.


중앙콘솔도 자국과 금속 재질로 잘 마감되어 있습니다. 마치 수공예품을 연상할만큼 멋진 소재와 디자인입니다.


 안에는 내비게이션 리모컨과 외부 입력 장치가 있습니다. 다행히 USB입력도 지원합니다.


볼보 차량의 자랑 블리스 입니다. 사각지대에 차량이 있을 경우 램브를 점멸해 알려줍니다. 상당히 편한 기능으로 볼보 뿐 아니라 다른 차량에도 탑재됐으면 하는 기능입니다.

S80의 장점은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과 고급스러운 실내입니다.

S80은
2.0 디젤 모델(163마력, 40.8kg.m, 자동 6단, 연비 13.6km/l) 5400만원 
2.4 디젤(215마력, 44.9kg.m, 자동 6단, 연비 15.2km/l(이전 연비 측정 방식)) 5700만원
3.0 가솔린(304마력, 44.9kg.m, 자동 6단, 연비 8.9km/l),  6850만원, 고급형 8000만원
 
3종류로 출시되는데 대부분 매월 공식적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정가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시기를 잘 맞추면 국산 준대형 차량과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내부 디자인이 좋은 점은 실제 구매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반응합니다. 전체적인 중고차 가치가 약하기 때문에 중고차로 판매할 때에는 어느정도 손해를 감수해야하지만, 신차로 구입해서 장기간 유지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사후서비스 관련된 부분에도 전국 12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고 서울, 경기권에 6개 서비스센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볼보의 아이콘이 도니 C30과 오른쪽 웨건 V60입니다. XC 90도 있는데 출시된지 상당히 오래되어서 곧 풀체인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C30은
2.0 디젤(177마력, 40.8kg.m, 자동 6단, 연비 16.3km/l) 3850만원 
2.5 T5 (230마력, 32.7kg.m, 자동 5단, 연비 9,5km/l) 4320만원
두 가지 모델로 국내 판매 중입니다. 볼보측은  가솔린 모델의 저압터보 얘기를 하면서 C30의 주행성능을 강조하는데 일단 차체가 디젤 모델은 1490kg, 가솔린 모델은 1475kg으로 상당히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제원상만큼의 성능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신형 C30은 전면 디자인이 개선돼 더욱 젊은 느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생긴것은 귀엽지만 차체 크기는 꽤 크고, 무게 또한 1500kg에 달하는 차입니다.


내부는 다른 볼도 차량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전체 디자인 등에 차별을 크게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하위 모델이 가장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지요.


마감도 잘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문이 너무 두꺼워서 열고 닫는 것이 힘들 정도인데, 작지만 상당히 견고하게 만들어진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설명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다른 모델과 기존적인 배치는 거의 동일합니다.


계기판이 바뀐 것은 반길만 하군요.


이 무지막지한 키는 여전합니다.


선터페시아도 다른 볼보 모델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차 크기가 보기보다 커거 1열은 상당히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돼 있습니다. 하지만 2명이 앉는 2열은 쿠페형 디자인 때문에 상당히 손해를 봐야 합니다.


중앙 수납함인데, 좀 더 공간 활용을 해줬으면 할 정도로 수납공간은 부족한 편입니다.


2열은 천장 뿐 아니라 뒤로 갈수록 측면 상단도 좁아지기 때문에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실내등은 상위모델과 거의 동일합니다.


2열은 1열 좌석을 젖히고 사용해야 합니다. 가족용이 아니라면 2열을 쓸 일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독특한 뒷 모양의 디자인은 C30을 볼보의 아이콘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단 이쁘면 상당 부분이 용서가 되지요.


하지만 트렁크 입구는 상당히 좁습니다. 이 유리로 된 부분만을 열 수 있어서 폭이 긴 짐을 실을 때 불편합니다.


안쪽 트렁크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상황에 따라 2열을 접어서 추가로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예비타이어 입니다.

 볼보의 차량들은 디자인이나 성능, 가격적인 부분(실제 판매 되는 가격)에서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판매량은 낮은 편입니다. 우선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차량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합니다.
 독일 3사가 프리미엄 수입차의 기준점이 되는 가운데 이들과 큰 차별화가 안되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 경쟁업체들보다 구동계면에서 부족한 부분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볼보는 신형 C30, S60 등을 통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뭔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이미 이만큼의 변화는 경쟁자들도 꾸준히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볼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주 파격적이며,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기존 볼보의 이미지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소비자들의 반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변화가 없으면, 변할 것도 없다는 것을 볼보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 핵심은 구동계 성능과 연비인데, 이 부분에서 볼보는 모두 반발짝씩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소개했듯이 일상적인 주행상황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며, 고급스러운 내장재, 안전에 관한 일관된 철학은 장점입니다.
 또,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너무 비슷해져버리는 수입차 부문에서 확실한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야간 주행시 세련된 곡선으로 처리된 후미등을 보고 마음이 끌렸던 분이라면, 직접 시승을 해보고 볼보 자동차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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