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토기어 시승기

밸런스는 우수하지만 연비, 가격 조건이 아쉬운 SUV -닛산 무라노 2012년형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닛산 무라노입니다. 무라노는 닛산의 중형 SUV로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닛산의 주력 SUV 입니다. 닛산의 세단인 알티마가 인피니티 G의 염가 모델이라면 무라노는 인피니티 FX350의 염가 모델에 해당합니다. 국내에서는 북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5190만원(페이스 리프트 이전 모델의 경우 4890만원)에 판매되기 때문에 FX350의 염가 모델이라는 표현이 크게 와닿지 않는 상황이지만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해외 시장에서는 인피티니 FX의 성능적 장점과 경쟁력 있는 가격, 우수한 승차감과 정숙성을 갖추고 있어 '패밀리 SUV'로서 나름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무라노는 2003년 처음 등장했으며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2008년에 등장한 2세대 모델입니다. 시승차는 2012년형 무라노로 2008년 출시된 2세대 모델을 세부적으로 다듬은 페이스 리프트 모델입니다. 닛산에서는 전면부와 후면부 디자인을 변경하고 실내 인테리어에 세밀함을 더했다고 합니다만, 더해진만큼 가격도 300만원이 올랐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무라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모델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너층이 두텁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능은 우수하지만 연비 부분에서 메리트가 없는 VQ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중형 SUV라는 점과 국내에서 밸류가 형성되지 않은 닛산 모델임에도 500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 때문입니다. 무라노의 가격이라면 베라쿠르즈, 모하비 등은 물론 BMW X1, 메르세데스 벤츠 GLK 등 프리미엄 컴팩트 SUV 모델들도 고려해 볼 수 있을만한 금액대입니다.


따라서 무라노의 스타일과 성능적인 장점, 닛산의 기술력 등에 꽂힌 경우가 아닌 이상 무라노를 구입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소수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2012년형 무라노의 가격이 기존 4,890만원에서 5190만원으로 무려 300만원이나 올랐습니다.가격이 오른 이유는 새롭게 내비게이션이 추가되었고 6CD 체인저 대신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11스피커 보스 오디오 시스템, 아이팟 연동이 가능한 USB 단자 등의 편의 장치가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5000만원 내외에 판매되는 2012년형 중형 SUV라면 위에 열거된 옵션들은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항목'에 해당합니다만, 닛산은 배짱 좋게도 가격 이상분을 고스란히 판매 가격에 얹어 놓았습니다. 뭐... 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간이 말해주겠지요.


그럼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 부분에 대해 먼저 점검해 보겠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무라노에는 3.5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닛산이 자랑하는 3.5리터 VQ엔진이죠. 워낙 유명한데다 세계적으로 14년 연속 베스트 초이스에 선정되었을만큼 성능을 인정받은바 있습니다. 물론 현재 닛산의 주력 엔진이 최고 330마력을 내는 3.7리터 VQ 엔진으로 중심 이동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라노에 탑재되는 3.5리터 VQ 엔진의 존재감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 엔진은 최고 260마력을 6000rpm에서 내고 최대 34kg.m 토크를 4400rpm부터 발휘합니다.  세단 버전인 알티마 3.5 모델과 동일한 엔진이며 출력은 약간 디튠(알티마의 경우 최고 271마력, 최대 34.4kg.m 토크)되어 있습니다. 출력을 제한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 최신 모델에 탑재된 VQ엔진과 확실한 차별성을 두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으로 3리터급 이상의 배기량에는 무단 변속기인 CVT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닛산은 배기량에 관계 없이 CVT 변속기를 고집하는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초기의 CVT는 폴리와 벨트에 의한 구동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슬립이 자주 일어나고 내구성 부분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습니다만, 최근에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CVT 변속기 기술이 발전한 상태입니다.  CVT 변속기 분야에서 가장 두터운 기술력을 축적한 기업이 바로 닛산입니다.

Xtronic은 CVT 변속기의 한 종류입니다.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axle)는 무단변속기라고도 하며 연속적으로 변속을 수행하는 변속기를 뜻합니다. 일반적인 AT 차량이라면 자동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는 차량을 뜻하는데요, 자동변속기는 고정변속단이 설정되어 있고 각 변속단 간의 기어비 이동을 주행상황에 맞추어 자동적으로 진행시킵니다. 따라서 변속시 기어가 바뀜에 따른 충격이 발생하며 이를 '변속 충격'이라고 부릅니다.

무단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거의 없는 변속기로 알려져 있는데요, 무라노에 장착된 Xtronic CVT 역시 일반 자동 변속기처럼 변속쇼크가 발생하지 않고 시종일관 미끈한 가속을 이끌어 냅니다. CVT변속기는 일반변속기와 달리 주어진 패턴에 따라 최상 변속비와 최소 변속비 사이를 무한적으로 변속시킴으로서 변속 충격이 거의 없고 연비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반면 최대 변속비가 일반 자동 변속기에 비해 낮게 셋팅되어 있어 발진 가속면에서는 일반 자동 변속기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라노에 탑재된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거의 없고 속도 증가에 따라 편안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보입니다. CVT 변속기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밋밋한 주행감도 거의 모든 영역에서 충분한 출력을 내주는 VQ엔진이 만회를 해주기 때문에 CVT 변속기 탑재로 인한 불만 사항은 도드러지지 않습니다. 대배기량에 해당하는 무라노에 고속 영역에서의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Xtronic CVT 변속기를 넣은 것은  '연비 부분에 약점을 갖고 있는 VQ엔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최근 자연흡기 방식의 가솔린 엔진의 출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상황이기 때문에 3.5리터급 엔진이 내는 출력으로는 '우수하다'라는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VQ 엔진의 장점은 실제 주행시 제원에서 기대되는 성능을 충분히 내준다는 점에서 '우수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차체 사이즈 대비 초기 응답력도 기민하고 가속력 또한 제원에서 기대되는 수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고속 주행시 안정성도 훌륭하며 패밀리 SUV다운 정숙성과 세단 감각의 승차감도 무라노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흔히 닛산을 독일 제조사와 가장 맞닿아 있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제원에서 기대되는 성능을 명확하게 내주는 VQ 엔진과 효율적인 구동계통은 닛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라노의 성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고급 SUV인 '인피티니 FX35의 염가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알티마와 달리 무라노의 국내 판매 가격을 5190만원으로 높게 설정한 닛산 코라이의 가격 정책 때문에 '염가 버전'이라는 표현이 다소 어울리지 않습니다만, 북미 시장에서 무라노가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성능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조건 때문입니다.

서스펜션은 전륜이 맥퍼슨 스트럿, 후륜이 멀티 링크 방식이며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SUV 특성상 포지션이 높고 댐핑 스트로크가 세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기 떄문에 고속 선회시 SUV 특유의 쏠림 및 롤링 현상을 보여주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인 주행 안정성 및 하체 반응은 동급 대비 우수합니다.

고속 코너링시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하지만 이는 무라노와 비슷한 대부분의 SUV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감지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차량 컨셉 대비 적정 수준의 안정감을 갖추고 있으면서 세단 수준의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라노의 하체 셋팅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만합니다.


무라노의 제동성능에서도 특별한 불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패달 조작에 따른 응답력이 날카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제동력이 증가하는 시점부터 확실한 저항력을 느낄 수 있으며 급제동시 안정감, 차량이 멈출 때까지 꾸준히 유지되는 제어력, 제동 거리 등에서도 특별한 문제점이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무라노에는 18인치 사이즈의 알루미늄 휠이 기본 제공됩니다. 5개의 Y스포크로 이루어진 휠 디자인은 차량과 무난한 조화를 이룹니다. 타이어 제원은 전륜과 후륜이 동일한 235mm/65 R18입니다.


무라노 3.5리터 모델의 공식 연비는 9.3km/l 입니다. 최근 날로 상승하는 유가로 디젤 엔진을 탑재한 SUV가 상종가를 누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연비는 무라노의 발목을 잡아 채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실제 시내 주행시 5km/l대, 시외 및 고속도로를 주행(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은 상황을 상정)할 경우 8km/l대의 연비를 보였으며 평균 누적 연비는 6km/l대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는 3.5리터급 중형 SUV 모델로는 평균적인 수준에 해당하는 결과이지만 최근 풀사이즈 SUV도 디젤 엔진 탑재로 리터당 10km에 육박하는 연비를 내는데다 컴팩트 디젤 SUV의 경우 리터당 15km 내외의 실연비를 보여주는 모델도 여럿인 상황이기 떄문에 무라노의 연비는 국내 시장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아킬레스건입니다. 최근 닛산은 3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인피티니 FX 신모델을 일본 제조사 최초로 선보인바 있는데요, 인피니티 FX보다는 실속파 오너들이 좀 더 관심을 갖는 무라노 디젤 모델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무라노의 차체 사이즈는 길이 4,805mm, 폭, 1,885mm, 높이 1,730mm이며 휠베이스는 2,825mm, 공차 중량은 1,895kg입니다. 현대 베라크루즈가 길이 4,840mm, 폭, 1,945mm, 높이 1,795mm이며 휠베이스가 2,805mm, 공차 중량이 2110kg(4륜 구동 모델)이니 길이, 폭, 높이는 약간 작은 정도고 휠베이스는 20mm 길며 무게는 115kg 가볍습니다. 전반적으로 사이즈 대비 실내 공간이 넓고 동급 모델 가운데 경량화도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2012년형 무라노의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라노는 닛산의 전통적인 패밀리룩과 다소 이질적인 라인을 보여줍니다. 날카롭게 뻗어 있는 전면부 라인과 볼륨감 있으면서 둔탁하지 않은 바디 라인, 중형 SUV답지 않은 날렵함이 느껴지는 후면부 등 전반적으로 젊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2세대 초기 모델의 경우 측면 모서리 각이 날카롭고 양쪽 끝 부분이 치켜 올라간듯한 느낌을 주는 관계로 다소 '화난 인상'처럼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전면부 선과 측면, 후면부의 엣지를 조금씩 둥글려 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지도록 하였습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동일하기 때문에 두 모델을 놓고 변화된 부분을 하나하나 체크하지 않는 이상,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멀리서도 무라노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유니크한 전면부 디자인입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가 조형미 있게 어우러져 있으며 현대적인 이미지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라노에서 가장 개성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헤드램프는 3개의 원형 램프와 방향 지시등을 모두 포함한 일체형입니다. 윗부분에 LED가 새롭게 추가되어 보다 명확한 인상을 만들어줍니다. 라디에이터 선을 따라 얇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측면부입니다. 적당한 볼륨감을 갖추고 있으면서 둔탁하지 않은 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오래봐도 질리지 않을만한 세심함이 느껴집니다. 도심형 SUV답게 휠하우스도 껑충하지 않으면서 세련된 분위기에 기여합니다.
후면부의 모습입니다. 붉은색 LED 램프를 클리어 라인이 두르고 있는 형태로 디자인을 손봤습니다. 전체적으로 후면부는 깔끔하면서 잘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좌우측에 배치되어 있는 듀얼 머플러팁 디자인도 가격 대비 무난합니다. 두툼한 원형 파이프로 제작되어 있으며 리어범퍼 하단을 디퓨저처럼 효과를 주고 머플러팁을 감싸는 부분에 볼륨을 주는 등 구성력 있는 모습입니다.


중형 사이즈의 SUV인지라 18인치 기본 휠이 다소 작아보입니다. 편평비가 높은 SUV용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휠 사이즈가 작아보이는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스포크 디자인은 그리 고급스럽지도, 그렇다고 싼티가 나지도 않는 적당한 수준입니다.
과하지 않은 스타일이면서 존재감이 확실하며 유럽 프리미엄 SUV 옆에서도 크게 기죽지 않을만큼 섬세함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무라노의 외형 디자인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무라노의 실내는 닛산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 무라노 특유의 개성을 살렸습니다. 모니터 배치, 모니터 조작 버튼부, 오디오, 에이컨디셔너 배치, 스티어링휠, 계기판 등 전반적으로 닛산(또는 인피니티) 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배치입니다. 하위 모델인 로그에 비해서는 좀 더 고급스러움이 강조되었지만 상위 라인업인 인피니티 FX에 비해서는 수수한 구성입니다.


내장재의 질은 무난한 수준입니다. 5190만원이라는 국내 판매 가격을 감안하면 약간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대에 턱 없이 모자르는 품질도 아닙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기본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시승차에는 내비게이션이 빠져 있군요.(시승차의 모니터부 구성은 페이스리프트 모델 이전과 동일합니다.) 시승자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로 무라노에 기본 제공되는 내비게이션에 대한 언급은 본 시승기에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니터와 관련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모니터 해상도가 너무 낮아 거친 화소가 눈에 거슬린다는 점입니다. 이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인피니티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인데요, 매번 VQ 엔진의 성과만 강조할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춰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V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입니다. 적당한 그립감을 제공하며 좌측과 우측 부분에 조작 버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쉬프트 패들은 장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틸팅, 텔레스코픽 기능은 수동으로 조절됩니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게 해주는 크루즈 컨트롤 조작 버튼부입니다. 일본차들은 대부분 스티어링휠 버튼으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오디오, 핸즈프리 관련 조작 버튼부입니다.


오토 라이트 기능을 포함한 등화 장치 조작 레버입니다.


우천시 윈도우 와이퍼를 조작하는 레버입니다. 우적 감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계기판은 닛산에서 즐겨 사용하는 3링 구조입니다. 시안성은 좋지만 평범한 구성입니다. 기존 모델의 오랜지 조명을 화이트 조명으로 바꾼 것 외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습니다. 좌측 부분이 RPM 게이지, 중앙이 속도계, 우측이 연료 잔량과 엔진 온도계 게이지입니다. 주행중 정보는 속도계 하단과 연료 잔량 게이지 하단으로 표시됩니다. 기본적인 정보들만 표시되기 때문에 최신 모델에 비해 데이터 전달력은 떨어집니다. 계기판을 좀 더 현대적인 스타일로 변경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계기판 정보 검색 버튼은 계기판 우측 부분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운전 중에 이 버튼들의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는데요, 보다 운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위치로 변경되었으면 합니다.


무라노에는 풀스마트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도어를 열 수 있고 시동을 켜고 끌 수도 있어 편리합니다. 시동키 역시 인피니티와 비슷한 물고기 형태의 리모트 콘트롤 키가 제공됩니다. 시동키가 작고 가벼워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게 흠입니다. 좀 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하여 오너들에게 자부심(?)을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라노에는 보스 오디오가 기본으로 장착됩니다. 순정품으로는 제법 괜찮은 음질을 들려주며 스피커 셋팅도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무라노는 주행시 우수한 정숙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음악감상을 위한 훌륭한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외부 기기 연결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오디어 조작 패널부와 에어컨디셔너 조작 패널부입니다. 좌우 독립 방식이며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도 조작법을 쉽게 익힐 수 있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오디오 패널부와 대칭 디자인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어 박스 옆에 배치되어 있는 재떨이, 시거잭의 모습입니다. 알루미늄 합금 커버로 덮어 놓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어박스 뒷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컵홀더 부분입니다. 역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커버로 깔끔하게 덮어 놓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컵홀더를 열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2개의 컵을 고정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고정핀이 없어 종이컵과 같은 작은 컵을 안정적으로 고정하지 못하며 두 개의 컵홀더가 바짝 붙어 있어 입구가 큰 아이스 음료용 컵 두개를 거치할 경우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기어박스 좌우측 부분에 열선 시트 버튼과 사륜구동 락 버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이, 로우 두 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열선 버튼 앞부분에는 휴대폰이나 지갑 등 작은 소지품을 놓을 수 있는 수납 공간과 DC 아웃잭이 추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시보드 상단에도 지갑이나 작은 소지품을 놓을 수 있도록 쓸모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실내 수납 공간 및 활용성이 좋습니다.


1열 시트 사이의 암레스트부 입니다.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두 사람이 팔을 거치하기에 충분한 면적을 제공합니다.


수납함의 모습입니다. 얕고 넓은 판을 중간에 배치하여 휴대폰과 같은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내부에는 시거잭과 USB 연결 단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날로그 사운드, 비디오 단자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2012년형 무라노의 경우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및 아이팟 연동용 USB 단자, 블루투스 시스템 등이 추가되어 있다고 닛산측은 밝히는데요, 시승차에는 해당 옵션이 빠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도 본 시승기에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브 박스의 모습입니다. 사이즈에 비해 수납 공간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만 내부 구성은 실용적입니다.


선글래스 수납장을 포함한 실내 조명등 버튼 및 선루프 조작 버튼부, 선바이저의 모습입니다. 직광을 효과적으로 가릴 수 있도록 수납식 보조 패널을 넣었습니다. 패널이 꽤 길기 때문에 쓸모가 있습니다. 인피니티 차량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선루프의 모습입니다. 파노라마 구성이기는 합니다만 사이즈 면에서 아쉽군요. 작은 선루프 두 개를 앞뒤로 연결해 놓은 형태로 개방감은 그리 뛰어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파노라나 선루프에 인색한 일본 메이커에서 2중 선루프 구성의 파노라마(형식만) 선루프를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달래야 할듯 싶습니다.


전동 조절 방식의 1열 시트입니다. 시트는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질감은 무난한 수준입니다. 쿠션이나 착석감 등에서도 큰 불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장시간 운전시에도 운전자의 몸을 효과적으로 지지해주는 등 특별히 불편한 부분이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2열 시트 역시 시트 마감, 착석감, 공간적인 불만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동급 모델 가운데 구성이나 편의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입니다.


2열 탑승자를 위한 에이컨디셔너 조절 버튼이나 통풍구 없이 달랑 수납함 하나만 마련되어 있습니다. 쌀통 바구니 같기도 하고... 뭐 귤 넣어 놓고 까먹기는 좋겠군요. -.-;


도어 안쪽면의 마감입니다. 상단 부분은 무난한 구성을 보여줍니다만 하단 부분의 재질감이 좋지 않고 수납 공간 활용도도 떨어집니다.


윈도우, 사이드 미러 조작 패널부입니다. 오토 윈도우는 운전석에만 적용되어 있습니다.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성입니다.


넓고 측면 돌출부가 최대한 억제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은 트렁크의 모습입니다. 동급 모델 가운데 돋보이는 적재 공간을 제공합니다.


트렁크 바닥 전면부를 올리면 위와 같이 낮고 넓은 수납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세차도구, 작은 공구 등을 넣기 좋은 구조입니다.


이 수납함까지 들어 올리면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예비 타이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열 시트는 6:4 방식으로 폴딩되기 때문에 큰 짐을 실을 때 요긴합니다. 시트를 완전히 접은 모습입니다. 중간 사이즈 냉장고도 넣을 수 있을만한 공간이 확보됩니다.


트렁크 벽면의 손잡이를 당기면 2열 시트가 자동으로 접힙니다. 다시 펼 때 역시 위의 작은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큰짐을 혼자 실어야할 때 특히 유용한 장치입니다.


총평

일단 닛산 무라노는 차량의 성능이나 정숙성, 승차감, 밸런스 등 세부적인 사항을 떠나 국내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릴 가능성이 전혀 없는 모델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연일 고공 행진을 보이는 유가를 감안하면 무라노의 연비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제 1 원인입니다. 최근 가솔린 엔진의 연비가 크게 향상, 중형 세단에서도 리터당 8-9km에 달하는 실연비를 보이고 있으며 유럽 클린 디젤 모델의 경우 리터당 15km 이상의 높은 효율을 제공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운행 기준으로 리터당 6km 내외의 실연비를 보이는 무라노는 '연비 부분을 포기'하고 타야하는 차종에 해당합니다.

얼마전까지 브랜드 밸류가 확실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연비 부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기도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최고급 소비자'층을 겨냥한 포르쉐의 카이엔, 파나메라조차도 '연비가 우수한 디젤'모델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보일 정도로 연비는 SUV 선택시 제 1 조건에 해당합니다. 국내에서 이렇다할 브랜드 밸류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닛산 무라노가 제원 대비 체감 성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연비의 압박'을 극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두번째는 FX350의 염가 버전으로 인식되지 않는 가격 조건입니다. 현재 2012년형 무라노의 판매 가격은 5190만원입니다. 세단인 알티마의 경우 닛산 VQ 3.5엔진의 우수한 성능을 300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바 있습니다만, 5100만원이 넘는 무라노의 가격은 한마디로 '이도저도 아닌 무리한 가격 조건'입니다. 7000만원 중반대인 인피니티 FX350에 비해서는 2000만원 이상 저렴하긴 합니다만, 인피니티 FX 역시 럭셔리 SUV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거의 끌지 못하고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인만큼 상위 모델과의 가격 비교는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무라노 가격에 구입 가능한 대안들이 너무 많습니다. 배기량을 한 단계 낮춰야 하겠지만 네임밸류 면에서는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 메르세데스 벤츠 GLK, BMW X1 구입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가격인데다 국산 모델로 눈을 돌리면 풀사이즈 프레임 바디 SUV인 모하비를 비롯해 베라크루즈 등등 선택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특히 17-9km/l의 고연비를 자랑하는 유럽 브랜드의 컴팩트 SUV를 구입할 경우 약 1000만원 내외의 비용을 더 아낄 수 있는데다 높은 연비로 인한 유지비 차이도 상당합니다. 국내 시장에서 2012년형 무라노의 전망이 어두울 수 밖에요.
완성도 높은 성능에 호감가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중형 SUV에서 선호하지 않는 동력계, 브랜드 대비 부담스러운 가격 조건으로 국내 시장에서 제대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군요.


개선해야 할 부분

연비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디젤 모델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가솔린 모델로는 국내 시장에서 답이 없습니다. 현재 무라노의 상품성은 닛산 VQ 엔진의 장점과 무라노의 정숙한 승차감, 안정적인 밸런스 등에 매력을 느끼는 마니아층 외, 대다수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현재의 구성 역시 가격 조건을 4000만원 중반대로 낮추지 않는 이상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네비게이션, 하드디스크 탑재 오디오, 아이폰 연동 등 4000 후반대 차량에 당연히 있어야 할 편의 장치를 이제서야 넣어 놓고 차량 가격을 300만원 인상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겉으로는 기존 모델의 단점을 개선했다고 하면서 추가된 부분을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는 경우이니까요.

시장의 특수성을 하루 빨리 인식, 연비를 획기적으로 높인 디젤 모델을 투입하거나 현행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강화, 알티마의 장점을 무라노에 입히는 방법 밖에는 해법이 없어 보입니다.


어떤 오너들에게 어울릴까?

조용하면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고 있으되 필요할 때 운전자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는 기동력 있는 중형 SUV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무라노는 적합합니다. 물론 '연비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는 대범함'을 갖춘 사람이어야겠죠?


- 오토기어